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처음 선을 보인 자회사형 GA는 최근 보험업계 경쟁 심화 속에 다시 주목을 받으며 17개 보험사에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는 보험상품의 제조사와 판매사를 분리한다는 의미의 제판분리가 가속화되면서 보험사는 상품 개발을, GA는 판매를 담당하는 구조로 개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형 GA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며 보험회사와의 갑을관계 역전현상도 나타났다.
다수의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 설립에 나선 것도 기존 GA에 대한 협상력을 키우고 안정적인 영업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자사의 판매조직을 분리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고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를 설립한 배경을 감안할 때 모회사 상품 쏠림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지만 다양한 보험상품을 취급토록 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GA의 취지에는 위배되기 때문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제기된 바 있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화생명에서 분사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올해 9월 기준 생명보험 판매액 1271억 원 중 97.5%(1239억원)가 한화생명 상품이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2021년 한화생명 상품 판매 비중이 99.6%에 달해 과거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상품판매 위탁 보험사를 2022년 5월말 기준 17개사로 늘렸지만 여전히 모회사인 한화생명 상품 편중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지난 24일 금융위·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다른 회사 보험상품은) 4억원에서 10억원 정도 판매한 것이 최대"라며 "보험업법 규정대로 3개 이상 회사의 상품을 제대로 비교해서 팔았다면 이게 가능한 수치냐"고 지적했다.
이는 비단 한화생명금융서비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험GA협회 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자회사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의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 신계약건(2만4647건) 가운데 96.1%(2만3690건)가 삼성생명 상품이었으며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손해보험 신계약건(14만5678건)의 99.2%(14만4490건)가 모회사인 삼성화재 상품이었다.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자회사 GA의 모회사 또는 계열사 상품 판매 비중 쏠림에 대한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의 일감 몰아주기 지적에 대해 "한번 경위를 살펴보겠다"며 "저도 너무 편중된 부분이 있다고 보는데 조금 더 엄밀하게 점검을 해볼 필요는 있겠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자회사형 GA가 보험업감독규정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감독규정은 설계사 500명 이상 대형 GA가 보험상품을 판매할 때 동종 또는 유사한 3개 이상 상품을 비교·설명한 뒤 고객에서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다만 해당 규정을 않더라도 직접적인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3개 이상 상품의 비교·설명 의무 미이행시 과태료 등의 제재를 가하는 제도개선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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