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시대 마무리한 한은…추가 인하는 내년?[38개월만의 금리인하①]

기사등록 2024/10/12 10:00:00 최종수정 2024/10/14 10:48:52

한은, 10월 금통위서 0.25%p 금리 인하

추가 인하는 집값·가계부채 등 고려

포워드가이던스 3개월내 동결 다수

'매파적 인하'에 내년 1분기에나 추가 인하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0.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긴축 시대를 마무리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금리 인하 시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하 없이 내년이나 되야 금리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번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에도 동결 소수 의견이 등장한데 다,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서는 금통위원 5명이 3개월 내 금리 동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10월 금리 결정에 대해 '매파적 인하'를 자처한 상황이다.

12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지난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2020년 5월 0.25%포인트 내린 후 4년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이어온 긴축기조도 3년2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한은이 긴축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까지 내려오며 안정된데다, 미국의 빅컷(0.5%포인트 인하)에 나서면서 굳이 고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내수 부양에 보다 집중해야 할 때란 얘기다.

하지만 이 총재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금융안정에 대해 상당히 고려하겠다는 점에서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은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장에서도 집값과 가계부채 추세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과 섣부른 추가 금리 인하가 집값과 가계대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금리 인하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중동 불안과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이번 금리 인하에도 동결 소수 의견이 등장하고 3개월 내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 3.25% 유지가 5명으로 과반수를 넘는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3개월 내에 3.25%보다 낮은 수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은 1명 뿐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의 10월 인하로 연내 추가 인하는 없고, 내년 인하는 1~2차례 0.25%포인트씩이 될 것"이라면서 "가계부채와 집값 상황을 지켜보며 미국 경기와 금리 상황을 고려해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구체적인 시기로는 빠르면 내년 1분기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하고, 정부의 대출 옥죄기 효과와 물가 추이를 확인하면서 내수 회복 지연에 따른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융 불균형 경계감이 유지됐고, 소수의견 등장과 인하 포워드가이던스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11월 인하는 어렵다"면서 "내년 1분기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3.25%를 동결하며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과 물가 하향 안정 고착화 가능성을 점검할 것"이라면서 "내년 성장과 물가 하향 안정화가 나타날 경우 내년에는 1~3분기 연속 인하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로 인한 내수 부양 효과가 과거 대비 축소된 가운데 수출에 대한 눈높이가 연말~연초를 지나면서 하향 조정될 것"이라면서 "올해 4분기를 지나면서 시장의 추가 금리 인하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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