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보고서 포함 정부 자료 검증 결과
"경악 금치 못해…기자회견서 유일 언급"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1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지하 1층에서 열린 '의대입학정원 증원의 근거 및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전의교협과 대한의학회는 지난주 과학성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9일부터 의대정원 근거가 된 3개 보고서를 포함해 자료 검증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 보건정책 등 전문가 약 20명이 참여했고,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국민들께 떳떳하게 공개하기로 했다"면서 "실제 자료들을 검증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주장은 기존 3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한 것 밖에 없었고, A4용지 3문장이면 끝나는 근거가 다였다"면서 "재판부가 석명으로 요청한 용역연구도 전무했고, 정부가 많은 회의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의대 2000명 증원의 근거가 논의된 바 없고 보정심(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끝난 직후 기자회견서 유일하게 언급됐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확인했지만 논의조차 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면서 "불합리한 정책 추진을 백지화하고 의사를 포함한 보건인력을 과학적으로 추계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연구를 진행하고 일본과 외국의 사례와 같이 모든 논의 과정과 결과는 국민들께 투명하게 공개해 국가 보건의료의 새 틀을 짜 달라"고 말했다.
김종일 서울대의대교수협의회 회장은 "객관적·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 "3대 보고서가 의대 2000명 증원 근거의 가장 중심인데 3대 보고서조차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정책의 근거로 인용되기엔 매우 부적합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대 보고서 다 이해충돌의 가능성 가지고 제안됐고, 3명의 저자 모두 다양한 가정을 얘기했을 뿐 본인의 보고서가 2000명 증원 근거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정부는 마치 이분들이 2000명 증원을 주장한 것처럼 무리하게 인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의대 증원 관련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이날 정부가 지난 10일 "의대 2000명 증원과 대학별 정원 배분의 근거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법원의 요구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자료 47건과 별도 참고자료 2건 등을 대중에 공개했다.
이 변호사는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국민께 철석같이 약속했던 의대정원배정위원회(배정위) 회의록, 참석자가 의대교수인지, 공무원의 소속이 어디인지조차 제출하지 않는 기망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2000명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외부"에서 누군가가 결정한 숫자이고, 이를 복지부 장관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요식 절차만 거쳤다"고 했다.
수험생·의대생·전공의·의대교수 등은 지난 3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중단해달라"며 보건복지부 조규홍·교육부 이주호 장관을 상대로 한 '의대 정원 배정 처분 취소' 집행정지를 법원에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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