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정지 인용 시 입시 굉장한 차질 빚어져"
"의료계, 자료 왜곡…재판 방해 의도 우려"
"결정 전까지 무분별한 자료 공개 삼가해야"
"전공의 금주 복귀 안 하면 전문의 1년 지연"
[서울=뉴시스] 박영주 구무서 기자 = 정부는 법원에 제출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근거 관련 자료 중 의료계가 일부 자료만 강조하며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즉시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지난 10일 금요일에 법원이 요청한 자료를 꼼꼼하게 작성해 제출했다"면서 "상대방(의료계) 대리인은 해당 자료를 기자회견을 통해 배포할 것을 예고했고, 전체 내용은 생략한 채 일부만 강조하는 등 왜곡 전달할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여론전을 통해 재판부를 압박해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전공의와 수험생 등이 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취소소송의 집행정지 가처분 항고심 심문기일에서, 재판부인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정부에 의대 증원 처분에 대한 근거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00명 숫자를 도출한 근거와 의대 증원 관련 회의 자료, 녹취록, 지난해 10월 실시한 대학별 의대 증원 수요 조사 자료 및 의학교육점검반 점검 활동 보고서, 배정 관련 자료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배정 관련 자료로는 배정위원회 회의 결과와 배정 결과 발표 보도자료, 대학별 교육·실습 여건 파악을 위한 근거 자료, 의대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정부 지원 계획 근거 자료, 대학별 증원분의 50~100% 범위 내 자율 조정 결정 관련 자료 등을 제출했다.
이어 박 차관은 집행정지 인용 가능성에 대해 "그렇지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인용 결정이 난다면 즉시 항고해서 대법원 판결을 신속하게 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인용 결정이 나면 일반적인 예년의 입시 일정과는 (비교해서) 굉장히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가 참고한 3개 보고서 모두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증원 시기와 규모, 방법 등은 정책적 결정 사항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차관은 2000명이라는 숫자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와 관련해 "일반적인 위원회와 동일하게 의견이 서로 다를 때 다수결 원칙 하에 의결하는 기구"라며 "23명의 위원이 참석했고 반대 의견 취지로 발언한 분은 4명이 있다. 나머지 19명은 특별히 반대 의견이 없었고 또 찬성 발언을 해준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배정위원회 등 일부 위원회 위원 명단 비공개에 대해서는 "참여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신변 보장을 약속했고 신변 보호를 위해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단 회의 결과는 다 제출했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이 의사 국가시험 연기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연기 요청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9월부터 진행이 돼 내년 1월까지 연속해서 진행하는 과정이 있는데, 이것들을 미루게 되면 전체 일정이 다 뒤로 미뤄지는 부분이 있어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10일에 대학으로부터 탄력적인 학사 운영 계획들을 받았고 제출한 내용들을 보면 여러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며 "기본적으로 유급보다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기본 입장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면 지원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함께 고민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차관은 전공의들에게 "다음 주 20일이 되면 전공의가 3개월 이상 의료 현장을 이탈한 상태가 돼 이번 주 중 복귀하지 않을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될 수 있다"며 "향후 진로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전공의 여러분은 근무지로 복귀해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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