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교수에 법 잣대 들이대기 옳지 않아…사직 본심 아닐 것"(종합)

기사등록 2024/04/29 13:14:58 최종수정 2024/04/29 14:02:51

복지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

"형식 갖춘 사직서 아주 적어…대란 수준 혼란 없을 것"

군의관·공중보건의사, 교수 휴진·사직 대응 인력 파견

"의사와 1:1 대화 의지 있어…조건 내걸며 회피 말아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 주요 내용과 비상진료체계 상황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4.04.2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교수 사직의 경우 형식과 요청을 갖춰서 제출된 사직서는 아주 적어서 실제 현장을 떠나 의료 공백이 생기는 일들은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건)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이지, 정말 환자들을 뒤로 하고 떠나는 본심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 곁을 지켜주실 것으로 믿고 있고 의료대란 수준의 현장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는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에 맞게 관련 대책들을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

박 차관은 사직과 휴진 등 집단행동에 따른 법적 처벌을 검토 여부를 묻자 "정부로서는 모든 부분에 대해 법적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그는 "(의대 교수들의) 주 1일 휴진이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무작정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가급적 환자 곁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관계 법령 위반인지 여부를, 교수들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과 관련해서는 "보류, 유예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의대 정원 증원 확정 시기와 관련해서는 "30일까지 각급 학교에서 학칙 개정안을 만들어 제출해야 한다"며 "이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심의·의결 절차가 남아있는데 사실상 30일까지 확정 짓지 못해도 심의 전까지 확정하면 절차 진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의료인력 충원을 통해 비상대응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25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58.7%이고 서울 주요 5대 병원은 61.4%로 소폭 증가했다. 22일 군의관, 공중보건의사는 총 63곳 의료기관에 396명이 지원 근무 중이다.

정부는 군의관 수요를 이날까지, 공중보건의사 수요를 오는 30일까지 조사 후 의대 교수 사직·휴진 등 대응 인력으로 추가할 방침이다. 의사의 의료행위 일부를 대신하는 진료보조(PA) 간호사는 현재 1만165명이 활동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4.29. jhope@newsis.com
이날 회의에서는 비상 진료 상황도 점검했다. 4월 넷째 주의 상급종합병원 평균 입원환자는 2만3428명으로 전주 대비 1.2% 증가했으며 평시인 2월 첫 주의 71%까지 회복했다. 전체 종합병원의 입원 환자는 8만8854명으로 전주 대비 0.7% 증가했고 평시인 2월 첫 주의 93% 수준으로 회복했다.

4월 넷째 주 기준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2920명으로 전주 대비 1% 증가했으며 평시인 2월 첫 주의 88% 수준이다. 전체 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입원환자 수는 7050명으로 전주보다 0.2% 감소했지만 평시의 96% 수준으로 회복했다.

응급실 408곳 중 393곳은 병상 축소 없이 운영되고 있다. 26일 기준 중증 응급환자는 전주보다 8.7% 감소한 1275명으로 평시의 87% 수준을 보였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진료 제한 메시지를 표출한 기관은 17곳으로 전주보다 3곳 증가했다.

박 차관은 "최중증 환자에 대해서는 119 구급대와 광역상황실이 함께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 초기 이송 단계에서부터 적절한 치료 병원으로 응급 환자를 연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29일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헌법적 책무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의료개혁의 목적은 오직 국민의 보건을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서 환자의 불안과 고통이 커지고 의료 이용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 지금의 상황을 수습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알렸다.

그는 "의료개혁을 통해 수십 년 동안 누적돼 온 의료체계의 왜곡을 바로잡고 정상화하겠다"며 "당면한 지역·필수의료의 위기를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초고령화, 질병 구조 변화 등 의료 미래 수요 급증과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4.04.29. jhope@newsis.com
이어 "정부는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지금까지 정부를 믿고 인내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의대 교수들의 휴진·사직 등 집단행동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박 차관은 "의대 교수 집단행동까지 거론되고 있어 중증질환자의 고통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치료에 가장 중요한 의사와 환자 간 신뢰 관계가 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의사 여러분과 1:1 대화할 의지도 있다"며 "의사도 의대 증원 백지화, 1년 유예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달며 대화를 회피하기보다 정부의 진의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달라"고 촉구했다.

박 차관은 "의협(대한의사협회)과 대전협(대한전공의협의회)에 5+4 소위 의료계와 1:1 대화 요청을 이미 한 바 있다"며 "전공의들이 원점 재검토 등 정부가 받을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대화의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성립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의료개혁특위 내 의사 위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는 "특위는 의결하는 위원회가 아니기 때문에 자릿수를 늘리는 게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구조도 공급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이 중 의사 관련 단체들 쪽에 자리가 많이 배정돼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은 집단행동을 접고 수련 현장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의대 교수들도 환자의 곁을 지켜주시기를 바란다"며 "일부 의사들이 사직과 진료 중단 등 목소리를 높이지만, 현장의 많은 의료진들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사투를 벌이는 환자가 잘 견디며 맞설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돌아올 제자 생각에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는 환자의 곁을 지키는 의사들이 보다 나은 여건에서 근무하고 자긍심을 가지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개선 대책 마련을 위해 의사 여러분이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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