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장. 기자회견 열고 복귀 촉구
국립대 총장들 "의대생, 학업 이어가야" 당부
서울아산병원 교수도 "취지 이해…돌아오라"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대하며 의료 현장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 등을 향해 돌아오라는 의료계와 교육계 선배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을 비롯해 국립대 총장, 상급종합병원 교수 등이 병원을 떠났거나 학업을 중단한 후배 의사, 학생들을 향해 복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은 전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장을 떠나있는 국립중앙의료원 전공의를 포함한 모든 전공의들은 여러분을 기다리는 환자들 곁으로 하루빨리 돌아와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진심 어린 의견은 이미 국민과 정부에 충분히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주 원장은 "부푼 꿈을 안고 의사로서 첫걸음을 뗐던 초심을 기억하며 현재의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환자를 등지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마주하면서 진료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달라"면서 "많이 환자들이 여러분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휴학을 택한 의대생들을 향해 국립대 총장들도 복귀를 호소했다. 국가거점 국립대 총장협의회는 지난 14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겐 조속히 학업을 이어갈 것을 밝혔다. 또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에 우려를 표명하며, 양측에 대화를 통한 해법을 촉구했다.
국가거점 국립대 총장협의회는 이날 호소문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과 의료계 갈등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로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병원에선 환자를 돌볼 전공의가 떠나며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부분의 의대생이 학업을 중단하거나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며 "제자의 어려움을 지켜보는 의대 교수들도 거취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대생은 강의실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면서 주장을 펼쳐 주길 바란다"며 "전공의와 전임의, 의대 교수들도 국민 곁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또 협의회는 "정부는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마련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의 장을 조속히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의대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예고하고 있지만 일부 교수는 전임의들에게 복귀를 호소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의는 전공의 4년을 마치고 전문의 면허를 취득한 다음 대형병원에서 1~2년 과정으로, 전공과목에 대해 추가적인 공부를 하는 의사를 말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속 한 교수는 지난 11일 전임의들에게 “다음 주 월요일(18일)까지 전원 병원으로 복귀해주시고 이후의 투쟁은 그 내용이 무엇이건 교수들과 행동을 같이 했으면 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수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교수회의에서 전공의들의 힘든 싸움을 돕고 언제건 그들이 돌아올 수 있는 보금자리를 보존하기 위해서 전임의 선생님들을 복귀시키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또 “전공의들의 힘든 투쟁에 힘을 보태기 위해 전임의 선생님들이 동반 파업을 한 취지는 교수들도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존의 의료시스템들이 회복 불가능의 상태로 붕괴돼 전공의들이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올 곳이 없어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사직 의사를 밝힌 의대 교수들을 향해 “국민의 우려와 정부의 거듭된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사를 표명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대 교수님들이야말로 그동안 환자들이 믿고 의지하며 늘 든든하게 생각해 왔던 분들이다. 우리 국민들은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진료하는 교수님들이 실제로 환자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