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타고 日 가는 사람들…항공업계 '함박웃음'[新엔저시대③]

기사등록 2023/06/24 08:02:00 최종수정 2023/06/26 14:55:08

1~5월 日 여객수 349만명…전년대비 4817% 증가

저렴한 물가에 엔저로 쇼핑위한 여행객도 늘어나

항공사 日 노선 신규 취항 및 증편으로 수요 대응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3.06.2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역대급 엔저 현상에 항공업계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이 완화됐다. 여기에 엔화 가치까지 떨어지면서 일본행을 택하는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항공업계 3분기 실적 상승세가 가파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여객 수는 349만3789명에 달한다. 전년 동기 7만1060명 대비 4817%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일본으로 향한 항공기 편수는 1만9994편으로 1076% 늘었다.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을 방문한 여객수 58만8760명, 베트남 160만9349명, 태국 86만7062명, 필리핀 79만2538명, 홍콩 29만7073명, 인도네시아 13만5810명 등보다 일본으로 향한 여행객 수는 월등히 많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분기에는 208만2791명이 일본을 방문했고 2분기에 속한 4월과 5월 일본 여객수는 141만0998명으로 집계됐다. 비수기로 분류되는 2분기에도 1분기와 유사한 여객수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항공업계에선 역대급 엔저 현상이 일본 여행객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100엔=1000원 수준이던 원·엔 환율은 최근 900원선까지 하락한데다 비행시간도 짧아 아시아 국가 중 1순위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저렴한 물가도 여행객을 늘리는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2배 이상의 물가 상승률을 보인데 반해 일본의 경우 5% 안팎의 물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저물가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저렴한 물가에 엔저 현상까지 보태지자 최근에는 '같은 물건이라면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일본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싸다'라는 말이 돌 정도다. 쇼핑을 위한 여행객이 늘어나자 일본 내 유니클로, 100엔숍 등은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항공권 가격이 연초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도 일본행을 부추긴다.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유류할증료는 3월 13단계, 4월 10단계, 5월 8단계 등으로 낮아졌고 일본행 항공권 가격도 연초대비 저렴해진 상황이다.

일본이 주력 노선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도교, 오사카 등 인기 관광지로 향하는 항공기 운항 편수를 늘리는 한편 소도시로 향하는 노선을 새롭게 선보이며 대목 잡기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지난 22일부터 일본 규슈 지방의 오이타 노선을 단독으로 취항했고 다음달 13일부터는 인천-히로시마 노선의 운항을 시작하며 승객 유치에 나섰다.

진에어는 다음 달 17일부터 9월10일까지 부산-삿포로, 부산-후쿠오카 노선을 주 7회 일정으로 재개하고 에어서울은 다음 달 7일부터 8월30일까지 인천-도쿄(나리타) 노선을 하루 3회로 확대한다. 나리타, 간사이 노선은 주 21회, 18회로 늘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수기로 분류하는 4~6월 항공사들의 예약률이 8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며 "저렴한 물가에 엔저 효과까지 더해지며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신규 노선 취항 및 기존 노선 증편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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