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든 타의든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 피해·고통 극심"
"한일정상 위령비 참배 평화·번영 미래 함께 다짐할 것"
참석자들 "큰 위안" "꿈 같아 감격" 등 尹에 감사 표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 동포 10명과 히로시마 민단·한인회 관계자 9명을 만났다. 히로시마 원폭 피해 동포들을 만난 한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동포들이 입은 원폭 피해는 자의든 타의든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면서 입게 된 피해이기 때문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 극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고통과 슬픔을 제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이 자리를 빌어 희생된 동포와 여러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의 한일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에 대해 "저와 기시다 총리가 위령비 앞에서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겪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양국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함께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늦게나마 여러분을 뵙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늦게 여러분을 찾아뵙게 돼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거듭 밝혔다.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이 찾아와 추모와 위로를 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위령비이설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권양백 히로시마 민단 고문은 "오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 감격을 느낀다"며 "저도 피폭자로서 앞으로 원폭기념공원 안에 들어가게 될 거다. 그래서 선배 영령들을 저세상에서 만나게 되면 대통령 오셨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는 1970년 건립돼 공원 밖에 있다가 1999년 히로시마 평화공원 안으로 옮겨졌다. 당시 위령비 이설에 앞장섰던 권 고문은 "고생이 많았다. 그중 하나가 역사 증거물을 그냥 놔두라고, 이국땅에서 희생한 역사를, 희생 후에도 공원 밖에서 차별받고 있는 현실을 증거로 놔두라는 그런 말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jiki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