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전대 '불공정' 논란에 후보들 불만…선관위 "공평무사 방증"

기사등록 2023/03/06 07:00:00 최종수정 2023/03/06 07:04:47

김기현·안철수 "선관위 적극 대처 안해" 비판

당협 문자·대통령실 개입 의혹에 "소극 대응"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흥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 본경선 진출자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2.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본격 투표에 들어간 가운데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불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선관위는 "공평무사를 방증한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이에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선관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김기현 당대표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안철수 후보를 비방했다는 '전당대회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관위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6일 종합 결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선관위가 공정성을 잃고 상대 후보를 보호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기현 후보는 전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YPT 청년정책 콘테스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후보가 '당 선관위가 편향적'이라고 반발한 데 대해 "저는 당 선관위에 불만이 있지만 자제하고 있다"며 처음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명확한 가짜뉴스로 계속 분탕질하는데도 말로만 자제하라고 할 뿐 그에 대한 경고나 제재가 전혀 없어 유감"이라며 "민주당 2중대처럼 가짜뉴스 정치를 했으면 후보자가 책임져야 하지만, 그간 당 선관위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도 비슷한 시각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 부동산 문제는 황교안 후보가 먼저 말했다"며 "저는 국민이 납득하도록 해명해야 한다고 토론회가 아니라 연설회 때 한두 문장 정도로 말했는데, 선관위원 전원이 나와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선관위 관계자는 전날 긴급 비공개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 같다"며 "선관위가 균형을 잡고 일을 추진하기 때문에 여러 후보가 이러저러한 섭섭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는데, 역설적으로 선관위가 공평무사하게 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게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서울=뉴시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송파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운동 문자와 관련 "저희 당협에서 보낸 것이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사진=배현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2023.03.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에 더해 선관위가 '당원협의회별 특정 후보 지지 문자 메시지' 의혹에 대해 일부 후보에게만 '구두 경고'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선관위는 앞서 일부 후보자들이 선거인단에 당협 명의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문구가 담긴 문자를 보내면서 당협 책임당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같은 행위를 계속할 경우 즉각 제재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문자를 보냈다고 지목된 김용태 후보는 페이스북에 "적법한 선거운동조차 초법적으로 재단한다"며 "전략적인 선거운동을 위해 당에서 당협별 책임당원 명부를 공식적으로 줬고, 당협별로 특화해서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는 최적화된 후보인 저 김용태를 뽑아야 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드렸는데 무슨 문제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선관위 측이 "공평무사도 중요하지만 마지막까지 선거를 원만하게 해야 하는 역할도 있다"며 구두 경고 대상자를 밝히지 않아 '선별 구두 경고를 했다'는 논란을 키웠다.

이 같은 논란은 경고를 받았다는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측에서 비슷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병민·김재원 후보에게도 '구두 경고'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반면 선관위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은 구두 경고가 아니라 웬만하면 하지 말라는 취지로 들었다고 한다'는 질문에 "선관위 차원에서 말 그대로 구두로 전달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캠프 이종철 수석대변인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정치중립위반 및 불법행위관련 제보사항'과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3.05. scchoo@newsis.com
공정성 시비가 불거진 선관위가 이번에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김기현 당대표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안철수 후보를 비방했다는 '전당대회 개입 의혹'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선관위는 "문제 제기에 대해 최대한 성실히 답변하고 조치를 하는 게 선관위의 역할"이라면서도 "어떤 캠프에서도 공식적으로 다뤄달라는 요청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선관위에 진상조사를 촉구한 안 후보 측은 선관위가 스스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전날 TV조선 '뉴스현장'에 출연해 "이번 사건이 사흘 전에 밝혀졌다. 저희가 (선관위에) 말했음에도 사흘이 지나도 아무런 행동이 취해지지 않았다"며 "이런 것이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 아니겠나"라고 쏘아붙였다.

안 후보 측 관계자도 "당협 특정 후보 지지 문자도 선관위가 스스로 파악한 뒤 후보들에게 경고한 것 아닌가"라며 "경찰이 범죄가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서도 '고소·고발이 없다'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다.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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