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한파에도 기업 NFT 마케팅 후끈…"상품과 연계"

기사등록 2022/12/16 06:00:00

KT-스토리위즈, LGU+-LG생활건강 등 NFT 활용 사례 창출

NFT와 실물 상품 연계…멤버십 혜택 부여

팬덤 공략·브랜드 가치 제고 등 NFT 생태계 확장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올해 '루나-테라' 사태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위믹스' 유통량 논란 등 수많은 악재에도 대체불가토큰(NFT)가 다양한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NFT와 실물 상품을 연계하거나 멤버십 혜택을 부여하는 등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새로운 실험이 진행 중이다.

15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KT-스토리위즈, LG유플러스-LG생활건강, 블로코-롯데제과, 카카오-이마트24 등 다양한 기업이 협력해 NFT 활용 사례를 창출하고, NFT가 일상에서 쓰일 수 있도록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웹툰·웹소설, 게임, 스포츠와 연계한 NFT 프로젝트부터 식음료, 생활용품 등 유통업계까지 다양한 NFT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핀테크 전문기업 핑거가 주최한 '더 넥스트 NFT 2023' 컨퍼런스에서 김봉규 NH농협 디지털 연구개발(R&D) 센터장은 "NFT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쉽게 디지털화할 수 있는 기술로, 다양한 자산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이루는 중요한 자산 중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엔터 팬덤 공략…KT '오대장', 롯데 '이대호'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스포츠 구단이나 선수, 인기 작가나 연예인들의 팬덤을 활용한 NFT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KT는 자사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NFT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사 NFT 발행·관리 플랫폼 '민클'을 통해 지난 4월 웹툰을 시작으로 '오대장'(프로야구단 kt 위즈 강백호·소형준, 프로농구단 kt 소닉붐 허훈·양홍석, KT가 후원하는 축구선수 이강인)까지 다양한 NFT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KT는 오대장 NFT홀더(NFT 보유자)를 대상으로 추첨해 KT위즈 팬 페스티벌 티켓을 제공하는 등 고객 혜택을 늘리고 있다. 또 '라온' 캐릭터와 협업해 특별한 고객 혜택을 제공하는 NFT 멤버십 서비스를 이달 선보일 계획이다. 단순 NFT 발행이 아닌 멤버십 방식을 활용해 라온 캐릭터의 코어 팬덤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함께 IP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꾀한다.

KT는 인기 웹툰 작가의 작품을 NFT로 소장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전개한다. 최근에는 KT의 웹소설∙웹툰 전문 콘텐츠 회사 스토리위즈가 민클을 통해 자사 IP '그림자 왕녀'를 NFT로 발행했다. 스토리위즈는 웹소설 플랫폼 블라이스에서 보유한 독점 IP를 활용해 NFT 발행, 굿즈 제작 등 콘텐츠의 다양한 확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자이언츠와 ‘이대호 NFT’를 발행했다. ‘이대호 NFT’는 롯데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대호 선수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의 일환으로, 이대호 선수 은퇴 기념 유니폼 및 포토전시회 사진 경매 낙찰자들을 대상으로 포토카드형 인증서 형태로 한정 발행된다.

롯데정보통신은 내년 1월 중 실제 상용 거래가 가능한 마켓플레이스(NFT장터)를 개시해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협업한 다양한 종류의 NFT를 판매할 예정이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멤버십 기반 토큰 등 다양한 분야에서 NFT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물 상품과 연계 NFT' 유통가 대세…자사몰에 NFT 지갑 만들고 소비자 유인

NFT를 연계한 사업은 특히 유통업계에서 활발하다. 실물 상품을 구매하면 NFT를 주고 추후 경품이나 멤버십 혜택을 부여해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실물 상품 뿐만 아니라 더 큰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재미 요소다.

롯데제과는 블록체인 기술 전문기업 블로코와 손잡고 크리스마스 한정판 실물가치형 NFT '메리 스위트마스 NFT'를 발행한다. MZ 세대에게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새로운 선물 트렌드로 자리 잡고자 기획된 상품이다. NFT 구매자 전원에게 실물 과자 제품을 무료 배송으로 제공한다.

특히 롯데제과는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오전 0시에 NFT 안에 담긴 엔프티콘(NFT+기프티콘)을 공개한다. 엔프티콘은 ▲롯데호텔 상품권 100만원 ▲롯데호텔 뷔페 이용권 2매 ▲롯데 모바일 상품권 10만원권 등 총 10종이다.  이 중 1종이 무작위로 구매자에게 지급된다.

롯데제과는 자사 스위트몰에서 NFT를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브랜드 전용 NFT 지갑까지 만들었다. NFT에 익숙하지 않거나, 블록체인을 전혀 모르는 소비자들도 브랜드 자체몰에서 NFT 지갑을 쉽게 생성할 수 있다. 블로코는 자사가 제공하는 브랜드 전용 NFT 지갑을 통해 기프티엘, 롯데리아 등 실물 상품과 연계한 NFT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24는 브랜드 캐릭터를 활용한 '원둥이 NFT'를 출시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엑스와 손잡았다. 그라운드엑스의 디지털 아트 및 NFT 유통 서비스 '클립 드롭스'에서 판매되는 원둥이 NFT는 총 10종으로, 이마트24 고객을 위한 정기 쿠폰 등의 혜택이 포함된다.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은 지난 10월 새로운 마케팅 접근법을 찾기 위해 'NFT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NFT의 소장가치를 높이기 위해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고, 향후 에어드랍(무상지급) 수량 및 화이트리스트(우선 구매 권리) 혜택을 각사가 발행한 NFT 홀더에 우선 제공하는 등 커뮤니티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자사 대표 캐릭터인 '무너(MOONO)'를 활용한 NFT를 발행하며 캐릭터 NFT 시장에 진출했고,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트루 허브 코스메틱 브랜드 '빌리프'로 뷰티 업계 최초 NFT를 출시한 바 있다. 양사는 향후 온·오프라인 연계 혜택 및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신규 NFT 공동발행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은 "LG계열사간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차별적인 혜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신뢰성 있는 NFT로서 가치를 높여 지속적으로 고객 경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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