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집 피해 숲으로 도주한 러시아인…한달째 버티는 중

기사등록 2022/10/26 17:07:03 최종수정 2022/10/26 17:32:43

러시아 남성, 반전시위 참가 이후 체포·징집 피해 숲으로 도주

야생동물 대처·체온 유지 버거웠으나 안정화된 것으로 알려져

텔레그램 통해 근황 전하는 중…식량·물 떨어지면 해외 도피 예정

[서울=뉴시스] 러시아의 한 IT 전문업자가 동원령을 피해 숲으로 도망쳤다고 영국 데일리스타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남성이 공유한 대피처의 모습 (사진출처: 텔레그램 캡처) 2022.10.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러시아의 한 남성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을 피해 한 달이 넘게 러시아 남부의 숲에서 살아가고 있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25일(현지시간) IT 전문업자인 아담 칼리닌이 동원령을 피해 숲으로 숨어들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지난 9월 최대 30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하는 부분 동원령에 서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동원령에 의해 최대 100만 명까지도 징집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 예비역들은 강제로 팔다리를 부러트리거나 해외로 도피함으로써 징집을 피하려 하고 있다. 반전 시위 또한 더욱 거세졌다. 아담 또한 푸틴의 동원령 서명 이후 두 명의 지인과 함께 반전 시위에 참여했다가 벌금형에 처해졌다. 체포되어 강제 징집될 것을 우려한 아담 일행은 대책을 논의했다.
[서울=뉴시스] 숲으로 도주한 아담 칼리닌은 충분한 보급품과 안테나 등의 기반시설을 준비했다. (사진출처: 텔레그램 캡처) 2022.10.26. *재판매 및 DB 금지
함께 시위에 참여한 두 명의 지인은 중앙아시아 근방으로 도피했지만, 칼리닌은 조국과 친척들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풍부한 캠핑 경험이 있던 아담은 보급품을 잔뜩 챙겨 숲으로 도망치기로 결정했다.

아담은 불곰과 같은 숲의 야생 동물들에 대비하는 것과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버거웠다고 밝혔다. 현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아담의 대피소는 작은 천막, 2개의 텐트, 식량창고, 안테나, 태양 전지판 등이 설치돼 있다. 집에서 조달해 온 도끼와 전기톱이 주효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근황을 전하고 있는 아담은 "가족의 품이 그립다. 한시바삐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아담은 식량과 물이 떨어진 후에는 숲을 나와 해외로 도피할 예정이지만, 몸을 의탁할 곳이 없기 때문에 한시바삐 러-우크라 전쟁이 일단락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면전은 26일 기준 244일째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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