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정부 세제개편 제동…"재벌·초특급부자 민원해결 정부냐"

기사등록 2022/07/21 17:18:06 최종수정 2022/07/21 18:17:44

민주, '2022 세제개편안' 철회 요구

법인세 감세 반대 "0.01% 재벌 감세 의도"

주식양도세 비과세↑ "0.1% 울트라개미용"

다주택 종부세 누진제 폐지엔 "동의 못 해"

"역시 MB 시즌2 부자감세…상임위서 수정"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윤석열 정부의 '2022년 세제개편안'을 '부자감세'로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국가 GDP(국내총생산) 대비 전체적인 과세 기준이 낮다"며 "재벌과 대기업 그리고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윤석열 정부는 재벌과 초특급 부자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정부로 보인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의장은 최근 경제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이때 정부가 해야 될 정책은 무엇일까. 당연히 서민들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재정을 확충해야 하는데 정부는 정반대로 긴축재정을 하겠다고 하고, 대기업과 부자들의 감세를 하겠다고 한다. 그 근거로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글로벌이 어느나라를 얘기하는 글로벌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법인세 감세 반대 "0.01% 위함…고세율로 해외 나간 기업 있냐"

우선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춘 데 대해선 "법인세의 실제 실효세율은 17% 내외"라며 "다른나라보다 높다고 하는데 외형적으로 미국보다 조금 높아보이나 미국은 소위 주세(州稅)가 거의 8~10% 빠져있는 세금이다. 미국 지방정부 세금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법인세도 높다"고 지적했다.

현행 4단계인 과표구간을 3단계로 단순화하고, 과표구간 5억원 이하 중소·중견기업(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는 특례세율 10%를 적용하는 데 대해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정식으로 묻는다. 대한민국에 과표 기준 매출 3000억원 이상 이익을 내는 기업 중 법인세율이 높아서 해외로 빠져나간 기업이 단 한군데라도 있으면 얘기해보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3000억원 이상의 과표 기준 이익을 내는 기업은 전체 법인 83만개 중 84개에 불과하다. 전체에서 보면 0.01%"라며 "이런 기업에 재벌 감세를 해주겠다는 건 옳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 법인세 감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식양도세 비과세↑ "초특금 울트라개미 위한 전형적 부자감세"

주식양도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100억원으로 높인 데 대해서도 "100억원의 주식양도세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층이 대한민국에서 몇 퍼센트나 될까. 0.1%내외"라며 "이론적으로 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주식을 각 90억원씩 갖고 있다가 양도하더라도 이젠 한 푼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대한민국 초특급 부자를 위한 전형적 부자감세"라고 주장했다.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오는 2025년까지로 2년 늦춘 데 대해선 "주식도 마찬가지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내게 하자는 취지로 오랜 논의 끝에 내년에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며 "(당초 예정대로) 그렇게 하는 게 사리에 훨씬 더 맞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라 사실상 여야가 합의해 3년 이상 준비 끝에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돼있는 제도"라며 "예정대로 금융투자 소득세제를 내년 1월 1일부터 예정대로 시행하고, 주식양도세는 마찬가지로 비과세 10억 기준 현행대로 유지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토론 때 윤석열 당시 후보가 주식양도세 폐지를 개미투자자들이 원한다고 했는데 그 개미는 아마 초특급 울트라 슈퍼 개미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벤처창업·스타트업 활성화를 명목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 선택권) 행사 비과세 한도를 2억원으로 높인 데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부자감세 성격을 갖게 된다"며 "IT기업의 좋은 인재들을 유치하는데에는 현행 제도만으로도 부족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주택 종부세 누진제 폐지 제동 "조세 통한 사회적 환류 필요"

민주당은 특히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중과세율을 전면 폐지하고 과세 기준을 주택수에서 주택 가격으로 바꾼 것에도 이견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우리 당은 1주택자나 불가피한 2주택자 등에 대해서는 가급적 두터운 보호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2주택 혹은 3주택 이상의 주택에 불필요한 소비를 통해서 과도한 부동산 불로소득을 얻으려고 하는 것까지 (감세하는 것에는) 동의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에 여러가지 인프라가 쌓이면 과도하게 부동산을 소유하는 사람에게 추가적 불로소득이 쌓이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우리 사회의 공정과 형평을 위해서, 공산(주의)사회처럼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일정하게 조세제도를 통한 사회적 환류는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과도한 다주택을 통한 부동산 불로소득 혹은 투기는 차단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며 "따라서 3주택 이상의 다주택 종부세 누진제도를 폐지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견기업의 원활한 가업 승계 지원을 이유로 가업상속공제 범위를 넓힌 데 대해선 "가업상속공제제도 취지에 대해선 우리당도 동의하지만 그 (매출 기준) 액수를 4000억원에서 1조원까지 한꺼번에 상향 조정하는 것은 좀 과도하게 느껴진다"며 "따라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전형적인 MB 시즌2 부자감세…상임위서 잘못된 것 수정"

다만 주거비 월세 세액공제 등 민주당이 추진한 법안과 유사한 개편안 내용에 대해선 협조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 의장은 "고령층 및 장기보유자 종부세 납부 유예제도는 우리가 여당 때부터 이미 당론으로 확정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중산층 근로자 부담 경감을 이유로 소득세 과표 하위 구간을 상향한 데 대해서도 "정부의 소득세 개편안에 대해선 별다른 이의가 없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가상자산 과세를 2025년까지 유예한 데 대해선 "우리당도 대선 기간 이재명 당시 후보가 가상자산 세금부과를 1년 유예하자고 한 바 있다"며 "1년 혹은 2년 정도 유예하는 것을 놓고 어느정도가 적절하냐는 판단은 있을 수 있겠지만 '선 제도화, 후 세금부과'의 순서가 타당하다"고 호응했다.

김 의장은 결론적으로 "전체적으로 보면 윤석열 정부의 세제개편의 기조는 전형적인 소위 MB 시즌 2와 같은 재벌과 대기업, 특히 우리 사회의 초상류층 부자 감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며 "재벌과 부자감세에 초점을 맞춘 이 세제개편안은 철회하고 고유가, 고물가 시기 다수의 국민과 서민들의 복지와 교육을 지키는 (재정 지출을 하는) 그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겠다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대부분이 기재위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일 것"이라며 "해당 상임위에서 충분한 논의와 공론을 거쳐서 타당한 부분은 반영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국민 이익을 대변하는 차원에서 적절하게 그 잘못된 취지를 (수정) 반영해서 입법에 임하겠다"고 별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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