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등 수의과 학생·연구원, 돌고래 부검
배 속서 4~5개월 추정 새끼 상괭이도 나와
대부분 그물 등 혼획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는 19일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전국 8개 수의과 대학생 20여 명과 연구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 해양포유류 부검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제주 해역에서 해마다 50여 마리의 돌고래들이 죽은 채 발견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검은 제주 연안 등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상괭이, 남방큰돌고래, 인도태평양상괭이 등 총 3개 개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돌고래의 배를 열고 지방층을 제거한 뒤 심장·폐 등 계통별 장기의 길이와 무게를 재는 등 깊이 있는 작업이 이뤄졌다.
특히 인도태평양상괭이의 위 속에서는 다량의 기생충과 함께 2m 길이의 낚싯줄, 돌돔 전용 낚싯바늘 4개가 발견됐다.
해당 상괭이를 부검한 연구원도 이 정도의 기생충이 있는 것은 처음 본다고 할 정도로 많은 양의 기생충이 낚싯줄에 엉켜있었다. 폐에서도 질식사 소견이 관찰됐다.
이성빈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생생물의학실 수의사는 이와 관련 "낚싯바늘이 위 속에 있다 보니 소화액이 내려가는 게 느려지다 보니까 위 내용물도 저류돼서 기생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걸로 보인다"며 "면역력이 약해지다 보니까 유영 속도가 느려졌고 그물이나 이런 데 걸려서 죽었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검 개체인 상괭이에서는 4~5개월로 추정되는 길이 38.5㎝의 새끼 상괭이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상괭이의 폐 속에서도 포말(거품) 등이 관찰되면서 혼획에 의해 질식사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개체인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아직 특별한 사인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부검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올해 6월 기준 제주에서는 30마리의 돌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다.
연구팀은 20일 상괭이 3개체를 추가 부검하고, 오는 21일에는 바다거북을, 22일에는 상어 등을 부검해 폐사 원인 규명 및 연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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