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앞바다서 건진 차량 내 일가족 추정 3명 발견
동일 차량·옷차림 유사…정확한 신원은 확인해봐야
정밀부검 의뢰…차량감식으로 고장·사고 여부 파악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한 달째 행방이 묘연했던 초등학생 조유나(10)양 일가족이 이용했던 승용차 내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실종 일가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신원 파악과 함께 차량 감식에 나선다.
광주경찰청은 29일 오후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주변 앞바다(수심 약 10m) 펄에 묻혀 있다가 인양한 조양의 아버지 조모(36)씨의 승용차 내에서 총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12시 20분 인양된 차량은 아버지 조씨가 몰던 은색 아우디 A6 승용차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23일 광주 남구 자택을 나선 직후부터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57분께 완도군 신지면 한 펜션을 빠져나올 때까지 해당 차량을 이용했다.
펜션 퇴실 직후인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6분에는 차량이 완도 송곡항 인근 버스정류장을 통과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경찰은 조양 일가족이 차량 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내부 인명 수색을 벌여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차량 내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차량 내 운전석에는 성인 남성이, 뒷좌석엔 성인 여성과 어린이 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운전석에 앉은 남성만 안전 벨트를 착용한 채 발견돼 나머지 2명은 바다에 빠지기 전 탑승 위치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의 옷차림이 조양 일가족이 펜션을 빠져나갈 당시 옷차림과 유사해 보인다고도 했다.
다만 부패 정도가 심해 이들 3명의 정확한 신원은 알 수 없다. 이에 경찰은 지문·혈액 등 유전자정보(DNA)를 확보해 실종 일가족과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 신분증 등을 통해서도 신원을 파악한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규명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또 인양 직후 차량 변속기가 'P(주차)' 위치에 놓여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차량에 대해서도 감정을 의뢰해 고장 또는 사고 여부 등을 살핀다.
한편, 광주 모 초등학교 5학년생인 조양과 부모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그러나 제주가 아닌 완도에서 일주일간 머물렀다.
이후 지난달 30일 밤 일가족이 조씨의 아우디 차량을 타고 황급히 펜션을 빠져나갔고, 이튿날인 31일 새벽 완도군 신지면 일대에서 일가족 휴대전화 전원이 차례로 꺼졌다.
조양이 체험 학습 기간이 끝나도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은 지난 22일에서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일주일 만인 전날 오후 바닷속 펄에 묻힌 조씨의 아우디 차량을 발견, 이날 인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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