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사에 순항 미사일 4발 발사
샤를 미셸 의장 방문 중에도 포격
세베로도네츠크강에 가설 부교 발견
루한스크 지역 차단, 공세 가능성 ↑
[서울=뉴시스] 임종명 이지예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75일째이자 전승절인 9일(현지시간)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순항미사일 4발로 오데사 지역을 공격했지만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고 우크라이나 국영 매체 등이 전했다.
사령부는 러시아군이 지역 내 기반 시설을 파괴하면서 민간인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오데사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이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날 오데사를 방문한 유럽연합(EU) 상임의장 샤를 미셸도 포격을 피할 수 없었다.
EU 관계자는 "오데사 지역이 러시아 미사일 포격을 맞은 가운데 샤를 미셸 의장과 다른 참석자들이 회의를 중단해야 했다"고 밝혔다.
미셸 의장은 포격 가운데 이어진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우리의 지지가 최대가 될 것"이라며 "EU는 군사 장비 측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많이 제공할 것"이라고 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가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재건을 위한 준비를 하는 데 있어 EU가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최근 러시아군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일부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오데사, 헤르손 등 남부의 주요 항구도시 완전 점령에 공세를 집중해 왔다.
동쪽 루한스크 지역에서는 미사일 포격을 넘어 지상 진격 가능성이 의심되는 징표가 발견됐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지방군정청장은 이날 러시아가 세베로도네츠크 주변 동쪽 전선과 중요 후방기지인 바크무트를 연결하는 길목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강을 가로지르는 가설 부교를 만들어 장비 등을 수송했다는 것이다. 하이다이는 "이는 러시아군이 공격력을 키우고, 루한스크 지역을 차단하면서 공세를 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또 보안에 대한 단일 경로와 다른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탰다.
CNN은 세베로도네츠크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을 확인했다고 했다. 지난 3일에는 이런 부교가 없었다.
위성 사진을 통해 파악된 부교는 지난 6일 러시아 항공기의 폭격을 받은 빌로호리우카 마을에서 2마일(약 3.22㎞)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했다.
빌리호리우카 마을 폭격으로 이 지역 주민들이 대피해 있던 학교가 피해를 보았고 이곳에 대피했던 90명 중 60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에도 포격이 계속돼 구조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하이다이는 이번 러시아군의 움직임이 지상 진격 시도를 위한 준비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면 지상 진격 준비가 얼마나 진전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공세를 지속함에도 러시아 측 협상 대표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이 원격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협상 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인테르팍스통신에 "원격 형식의 협상은 종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과 대면 협상 개최에 관해선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는 이날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승리나 전면전을 선포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관련 언급 없이 우크라이나 사태는 서방의 책임이라며 군사작전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2월 24일 시작됐다. 양측은 벨라루스, 터키에서 대면 회담 및 화상 협상을 수차례 진행했지만 휴전을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협상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등을 놓고 4월 말 합의에 이르는 듯했지만 러시아군의 민간인 집단학살과 동남부 지역 집중 공세 속에 교착 상태에 빠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전으로 국경 복구,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등을 러시아와 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다.
우크라이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전을 보장받는다면 중립국 지위와 비핵화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 포기, 크름반도(러시아명 크림반도) 러시아 영토 인정, 친러시아 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세운 공화국 분리독립 인정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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