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이유로 개혁 우회, 미래 국민의 부담으로 안 남길 것"
尹, 검사 시절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발언까지 인용해 여론전
"정권교체 명하신 것…위임받은 권한, 나라와 국민 위해 잘 쓸 것"
김은혜 대통령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집무실 이전에 필요한 예비비 승인이 어렵게 되자, "어떤 일이든 현실적 난관 있기 마련"이라며 청와대의 반대에도 집무실 이전 추진을 접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국정과 정치적 능력은 더 그렇다. 늘 딜레마 속 난관을 극복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숙의해서 결단을 내리는 과정에 이르게 된다"면서 "난관을 이유로, 꼭 해야 할 개혁을 우회하거나 미래 국민의 부담으로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개혁과 연동해서 집무실 이전의 당위성을 내세운 셈이다.
여권에서 제기하는 '점령군' 비판을 의식한 듯 "대통령 당선인은 이제 행정 각부의 총괄을 하는 장으로서 국가 안보와 민생을 빈틈없이 챙겨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도 했다.
"새 정부는 헌법 법률에 따라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한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잘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대목도 국민의 여망을 반영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윤 당선인의 결정에 반대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여망에 반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메시지로 읽혀졌다.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반대 여론 확산에 대해선 "여러 경로를 통해 소중히 전해주는 말씀을 잘 새겨듣고 있다"며 "(집무실 이전) 진행과정에 있어서 소상히 말씀드릴 단계 있을 때 놓치지 않고, 함께 공유하고, 이해 구할 수 있는, 그 과정을 잊지 않고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청와대를 압박하기 위한 여론전도 병행했다. 김 대변인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당선인이 선거에 임할 때 국민께서 정권교체를 명하신 것도 이제 제대로 일하라는 국민의 엄중한 바람임을 저희가 잘 안다"며 "그래서 저희는 일하고 싶다.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를 두고 김 대변인은 "국민께 말씀 드리고 저희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국민을 향한 메시지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대통령실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선 청와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이전에 관한 사전 협의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국정 운영 주체로서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기재부와 현안 절차를 설명하고 합당한 결과를 받아들이기까지 상호 조율과 소통이 이뤄졌던 걸로 들었다. 저희는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두 정부가 즉 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두 분이 공감대를 가진 몇 안 되는 공약이니까, 업무 인수인계는 원활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근데 결과는 아니더라"며 청와대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 이전 절차 지연에 따른 윤 당선인의 집무 장소에 대해선 "어제까지 상황을 보면 통의동에 있어야 하지 않겠냐"면서도 현 서초동 자택에서 통근 시 교통통제에 따른 시민 불편에 대해선 "한 분이라도 이게 불편하다는 느낌을 가지지 않도록 한분한분 맘을 헤아리도록 준비하고 말씀드리도록 할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취임식 이후에도 통의동 집무실을 쓸 경우 방탄유리 등 추가 리모델링과 예산비용에 대해선 "리모델링을 말씀하시는데 그 예산보다 앞으로 소상공인, 중소 자영업자 분들이 국가 행정명령을 따른 이유로 손실을 보신 이 분들 피해를 보상하는 게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동안 통의동 집무실에 임시로 머물더라도 리모델링에 필요한 예산을 우선적으로 투입할 만큼 시급한 현안은 아니라는 뜻이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함께 미군기지 반환으로 추진되는 시민공원의 환경오염 가능성에 대해선 "환경 문제는 오히려 다른 그 어떤 분들보다 저희가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챙길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쾌적하게 살 권리, 안전히 보호받을 권리를 위해서라도 새 정부 차원에서 어느 정부보다 챙길 차원"이라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윤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는 5월10일 0시부로 청와대를 개방하겠다고 한 입장문의 배경에 대해선 "저희는 무서운 세입자가 아니다. 그래서 5월 10일 0시라 말씀드리는 것은 그날 부로 당선인이 통수권자로서 공식 업무 시작하는 날이기 떄문에 상징성을 갖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주무시는 분(대통령)을 어떻게 나가라고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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