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방선거 앞 부동산 감세 드라이브…공개 반발도

기사등록 2022/03/21 11:01:55 최종수정 2022/03/21 13:14:43

조응천 "1주택자 공시가 2020년 기준으로 산정"

사실상 공시가 동결 조치…재산·종부세 부담 줄어

정책위 "다주택 억제하되 1주택 부담 경감 기조"

'부동산 민심'에 서울 패배…지선 의식 정책 선회

비대위 일각 "세금 안 깎아 대선졌다? 동의 불가"

임대차3법 개정 신중론 "이제 2년차…추이 봐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홍연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1일 1주택자 부동산 감세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중과세 기조가 지난 대선에서 수도권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는 인식 하에 오는 6·1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응천 민주당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오늘 아침 정책위원회와 관련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고 1가구1주택 소유자면 누구나 주택 가격에 상관없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을 덜 수 있도록 2020년 공시가를 활용해 과세표준을 산정하도록 의견을 모으고 그 결과를 정부부처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조 비대위원은 "납세자 개개인은 2020년 납부액 이상으로는 세금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되고 건강보험료 부담도 가중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1주택자에 한해 2020년 수준으로 공시지가를 동결하겠다는 것으로, 지난해 공시지가 현실화 조치로 폭등했던 보유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 비대위원은 지난 18일 비대위 회의에서도 ▲1가구 1주택 실소유자 보유세 부담 2020년 수준 환원 ▲보유세 부담 상한액 하향 혹은 연도별 증가율 제한 ▲고령자 종부세 납부 유예 제도 도입 ▲2021년 공시 11억 초과 주택 보유부담 경감 등을 제시하며 부동산세 손질 물꼬를 튼 바 있다.

아울러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주택자는 주택의 추가매입을 통한 불로소득을 억제하는 게 저희 당의 큰 방침"이라면서도 "다주택 소유는 억제하면서 무주택자나 1주택의 부담을 줄여주는 그 기조는 원칙적으로 유지할 예정"이라면서 부동산 감세 추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세제 부담 완화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다주택자 중과세 한시 유예 ▲주택 취득세 인하 ▲1세대1주택 실수요자 보유세 부담 경감 등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민주당이 부동산 감세 기조로 선회한 것은 지난 대선 패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상임고문(294만4981표)은 서울에서 윤석열 당선인(325만5747표)에게 서울에서 31만표 뒤쳐졌다.

이 고문은 강남3구뿐 아니라 마포·광진·강동·동작구 등에서 모두 밀렸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강북지역 마저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민주당이 그간 강세를 보였던 지역마저 돌아선 것이다. 당장 지방선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으로선 부동산세 대폭 손질로 민심 회복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광주회의가 열린 가운데 권지웅 비대위원이 영상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2022.03.16. hgryu77@newsis.com


반면 민주당 내에선 부동산 감세 드라이브에 반대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권지웅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대선 패배를 두고 민주당 내에선 여러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단연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도 나온다. 하지만 잘못 반성해선 안된다"며 "부동산 가격이 올랐는데 세금 깎아주지 않아서 대선에 졌다는 주장에 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은 "민주당이 부동산으로 질책받은 건 원래있던 세율을 깎아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나 박덕흠 의원같이 부동산 이해관계로 부당한 이익 취득하는 사례 근절하지 못해서, 주택가격 상승 적절히 막지 못해서,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집이 있을까 하는 국민 불안에 희망을 보여주지 못해 진 것"이라며 "임대주택과 분양주택 공급을 늘리고 대출을 적절히 지원하며 세입자인 채로도 안전히 거주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게 민주당의 대답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대선 공약으로 약속한 양도세 한시 유예와 다주택 종부세 요건 현실화 등을 넘어서 추가로 부동산 세금을 깎아주는 조치를 함부로 추진해선 안 된다"며 "도리어 민주당은 집을 소유하지 않은 채 살아가며 이번 선거에 국민의힘을 지지한 시민을 설득하는 걸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임대차3법 개정에도 제동을 걸었다. 권 비대위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세입자 평균 거주기간을 3.5년에서 5년으로 늘렸고 세입자의 주거안정이 높아졌다"면서 성과를 열거한 뒤 "임대차보호법 2년 전으로 되돌려 세입자 거주권 후퇴시키겠다는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은 세입자 시민에게 훨씬 더 자신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임대차3법에 대해선 "현재 거기까지 논의가 나가 있진 않는다"며 "임대차3법의 핵심이 전세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 것이지 않나. 그 첫 2년이 지났는데 크게 문제가 도드라진 건 아니어서 그 문제는 조금 더 추이를 보면서 판단해야 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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