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푸틴 '나치주의' 교묘히 이용 분석
우크라, 친서방 혁명 후 유대인 단체 비판 받기도
일부 극우성향 민족주의 그룹도 여전히 존재
"푸틴 주장 혐오스러워…침략 정당화 안 돼"
NYT는 17일(현지시간) '나치'의 갑작스런 출현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고정 관념과 왜곡된 현실을 어떻게 이용하려고 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를 '작은 나치'에 의해 통제되는 '신 나치(네오나치)' 이자 '친 나치'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한 고위 위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나치화'에 책임이 있으며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나치'라는 단어에 의해 지배되어 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대인이고, 지난 가을 반유대주의 퇴치법에 서명한 우크라이나로서는 영 곤혹스러운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혁명을 '파시스트 쿠데타'라고 언급해 왔지만 최근 몇달 간 이 단어를 젤렌스키 정부에 정기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나치가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느 정도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도 하다.
실제 우크라이나는 2014년 친서방 혁명 이후 한 때 나치 독일 편에 섰던 우크라이나 독립 운동가를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하는 것을 허용했는데 이는 유대인 단체들의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러시아 국영TV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초래한 참상과 사상자의 증가에는 눈 감으면서도 우크라이나 극단주의 단체에 대한 보도는 열심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단체들은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주 우크라이나의 극우 성향 '아조프' 부대에 대한 찬사를 허용하기 위해 반 극단주의 정책을 예외로 하겠다고 밝혔는데 러시아 국영 언론들은 페이스북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치를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나치즘 학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나치'를 들먹이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이 같은 발언은 잘못된 것이며 도덕적으로 혐오스럽고 매우 불쾌하다"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극우 단체가 있긴 하지만 "러시아의 침략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