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찌릿찌릿 가슴통증, 중장년 남성엔 '저승사자'

기사등록 2022/01/11 16:40:30 최종수정 2022/01/11 16:46:41

협심증, 겨울철 돌연사 주범

"정기검진해 심장건강 확인"

[서울=뉴시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관의 급격한 수축으로 혈압이 상승해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조심해야 할 질환이 협심증과 심근경색이다. (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겨울철 왼쪽 가슴에 찌릿한 통증이 자주 느껴지는 중장년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협심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심근경색으로 악화할 수 있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협심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67만 4598명으로, 2010년(50만 3825명)보다 1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발병 연령대를 살펴보면 50세 이상 환자 수가 65만 4666명으로 전체 환자의 97%를 차지했다. 이 중 50세 이상 남성 환자 수가 38만 4672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을 훌쩍 웃돌았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이 필요로 하는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못해 가슴에 나타나는 통증이다. 협심증은 빠른 시일 내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관상동맥이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리)에 의해 갑자기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으로 악화할 수 있어서다.

심근경색은 겨울철 돌연사의 주범으로 꼽힌다. 급성 심근경색은 즉각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치명적이다. 보통 병원에 도착하기 전 50% 가량이 숨지고 치료를 받더라도 5~10% 정도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협심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가슴 통증이다. 짧게는 수 초에서 길게는 5분까지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평소보다 적은 운동량에도 급격하게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할 경우 실신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 구토,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빈번하게 나타난다면 협심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만약 활동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 같은 증세가 자주 느껴진다면 관상동맥의 협착 정도가 심하게 악화한 상태일 수 있다.

협심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고혈압, 비만, 흡연, 운동 부족 등이다. 협심증을 유발하는 위험 인자는 혈관 건강을 악화 시켜 정상적인 혈액의 이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노화로 인해 혈관에 노폐물이 축적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 기온이 낮아지면 몸이 움츠러들 듯 혈관도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고 혈액이 진해지고 지질 함량이 높아져 혈류장애를 일으키고 혈전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겨울철 혈관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협심증은 혈전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해주는 약물치료를 통해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약물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병력 등을 고려해 진행된다. 의사와 상담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약을 복용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치료 뿐 아니라 예방도 중요하다. 금연과 금주는 혈관 건강에 필수다. 매일 20~30분 간 꾸준히 운동하는 것도 협심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음식을 싱겁게 먹는 습관 역시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협심증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부장은 "협심증이 의심된다면 심장 초음파 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통해 심장 기능을 판단한 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며 "겨울철 바깥 활동 중 갑작스레 왼쪽 가슴에 찌릿한 통증이 자주 느껴지는 중장년이라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협심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전문의와 심혈관 건강을 관리해 나가는 것"이라면서 "생명을 앗아갈 만큼 위험한 질병이기도 하지만, 식생활 습관 개선과 꾸준한 약물치료로 증상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어 이른 시일 내 관리를 시작할 것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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