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영장 재기각 후 출석 연기 통보
尹 '고발사주' '판사사찰' 혐의입증 난항
'한명숙 사건' 尹 서면 진술까지 마무리
尹 소환 어려울 듯…올해 결론 가능할까
[과천=뉴시스]하지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사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고발사주'와 '판사사찰 문건' 의혹 수사가 사실상 답보 상태인 가운데, 6개월간 수사가 가장 많이 진전된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사건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은 올해 안에 마무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고발사주 수사팀(주임 여운국 차장검사)은 지난 6일 '판사사찰 문건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게 출석 의사를 물었으나, 손 전 정책관 측은 입원 치료를 받아 출석이 어렵다며 지난 8일 기일 재지정을 요청했다.
앞서 손 전 정책관 측과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관련 소환 조사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마찰을 빚었다. 공수처는 손 전 정책관을 상대로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사실상 손 정책관에 대한 혐의 입증이 부실하다는 점을 명시했고, 이에 '무리한 영장청구' '표적수사' 등의 비판이 일기도 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 등 검찰 윗선을 향한 수사가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초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입건 이후 여운국 차장을 수사에 투입하고, 판사사찰 문건 의혹을 연이어 입건하는 등 3개월여간 검찰의 조직적 연루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당장 손 정책관 소환이 막히면서 다음 단계의 수사로 나아가기가 어려워진 상태다.
이에 공수처가 윤 전 총장 관련 사건 중 수사가 가장 많이 진척된 것으로 알려진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사건 수사 방해 의혹'을 먼저 결론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당 의혹은 한명숙 수사팀이 지난 2011년 재판에서 재소자들에게 허위증언을 사주했다는 진정이 지난해 접수되며 불거졌다.
당시 윤 전 총장이 관련 진정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배당해 대검 감찰부의 자체 조사를 막고,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전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을 수사에서 배제하도록 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지난 6월 윤 전 총장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그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관한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 9월에는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당시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지난 10월에는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전 대검 차장검사)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윤 전 총장 측이 공수처 요청에 따라 혐의가 없다는 취지의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공수처는 의견서를 접수한 뒤 윤 전 총장의 소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윤 전 총장을 부르는 건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을 부르지 않고 서면 답변을 토대로 조만간 사건을 종결할 것이라 보고있다. 참고인 조사 이후 공수처에 두 차례 추가 진술서를 제출한 임 담당관의 경우 "(공수처의) 기소밖에 안 남았다고 본다"며 "연말이 지나기 전에 처리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의 의견서를 접수한 뒤 이날까지 윤 전 총장 측에 추가 의견 진술이나 출석 요청 등 별도 연락을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내부에서도 아직 기소 여부 심의를 위한 공소심의위원회 개최 등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대선 후보를 상대로 수사가 계속되면서 '선거개입' 비판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선 전에 공수처가 고발사주 및 판사사찰 문건 의혹과 함께 해당 의혹의 수사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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