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가수요 사태...누가 일으켰나

기사등록 2021/10/09 16:00:00 최종수정 2021/10/14 11:30:33

시중은행들, 대출 한도 대다수 소진

금융당국, 가수요 촉발 은행에 "일부 정성평가 불이익" 가능성 시사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초과해 대출 중단을 일으킨 은행에 대해 신사업 제한 등 여러 불이익을 줄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가 재정 건전성 안정에 어긋날뿐더러, 대출 가수요를 일으키는 등 금융시장 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다.

◆특정 은행 때문?...대출 가수요 촉발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1년 치의 가계대출 한도를 6개월 만에 모두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2021년도 농협은행 가계대출 목표대비 진도율'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올해 6월 대출 진도율은 이미 97.2%에 달했고, 대출잔액도 133조6000억원이었다. 1월(진도율 15.9%, 대출잔액 127조5000억원)과 비교해보면 불과 6개월 만에 6조1000억원이라는 대규모 대출이 이뤄진 셈이다.

결국 농협은행은 8월 24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 대출, 아파트 집단대출 등을 전면 중단했다. 갑작스런 대출 중단으로 전 은행권에서 대출 문의가 빗발쳤다.

이어 다른 은행들도 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은행과 2금융권 구분없이 대출한도를 축소하고 대출상품을 중단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용우 의원은 처음으로 대출을 중단한 농협은행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이번 대출 문제를 일으킨 곳은 농협은행"이라며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으로 다른 은행까지 대출 가수요가 창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협은행 대출 진도율을 보면 이미 6월부터 통제가 안 되고 있었다"며 "전세 대출, 집단대출 모두 한도를 초과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어떤 은행이 가수요 사태를 촉발했다고 단언하긴 힘들다"며 "전체적인 총량 규제에서 은행은 대출 관리를 할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편해진 금융당국....가계대출 단속 강화

금융당국이 내놓은 이번 가계대출 총량규제는 법적 근거가 없는 규제다. 행정지도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를 위반해도 명시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

다만, 간접적인 방법으로 은행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총량 관리에 실패해 대출 중단에 이른 은행은 간접적으로라도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며 "가령 신사업 인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정성평가에서 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은행으로서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정부는 이번 가계부채 관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과도한 가계부채가 국가 재정 건전성에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경제부처 장관들도 연일 가계부채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는 국가적 과제이므로 기존 정책과 무게감부터 다르다"며 "가계부채 관리를 준수하지 않은 금융사는 정부의 준엄한 경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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