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탑승했던 183명의 아이들 수를 깜박 해 빼먹고 640명의 어른 수만 헤아려 발표했다는 것이다.
640명도 이 C-17 글로브매스터 3의 평소 수용인원을 크게 상회한 최대 탑승 규모였다. 미군은 19일 하루 3000명 정도를 카불 공항에서 밖으로 실어날랐는데 C-17 및 C-130 수송기가 16차례 떴다고 하니 한 번 비행에 200명 정도가 탑승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823명은 이 200명의 4배가 된다.
이 숫자보다 여기에 탄 823명이 모두 아프간인이며 미국 국무부가 발행한 특별이민비자(SIV) 미발급자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비행기가 이륙한 15일 밤은 탈레반이 카불 도심에 입성해 대통령궁을 장악하던 때로부터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는 시점이었다.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비상 철수수송을 시작한 것은 전날 14일부터이나 그 횟수가 매우 적었다. 15일 미국은 대사관을 폐쇄하면서 문서를 소각하고 1400명 직원들을 헬기로 카불 공항에 실어날랐다. 정작 그날 밤 수송기를 타고 카타르 등지로 간 대사관 관계자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사진의 항공기는 철수 1순위 인사들을 태우기 위해서였던지 마침 문을 활짝 열고 있었는데 '눈치 빠르게' 공항으로 내달려온 아프간인 수백 명이 그대로 안으로 뛰어들었다. 엄밀한 서류 대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종의 피난민 하이재크라고 할 수 있다.
조종사들은 탑승 수용치를 훨씬 넘어선 이들을 모두 내리게 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않고 이들을 모두 태우고 카타르로 갔다.
조종사들의 선택은 많은 박수를 받았지만 세상 일이 그렇듯 이 같은 운좋은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몇 시간 후부터 철저한 서류 심사가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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