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가율 6년3개월만 최저…"매맷값 상승 착시효과"

기사등록 2021/08/12 05:00:00

수도권 전세가율 63.7%…서울 60.9%

전셋값보다 매맷값 더 올라 '착시효과'

전세가율 하락에도 매물 잠김 심화

전세수급지수도 올라…"하반기 가격 상승"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지난 2015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은 주택시장 가수요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통상 전세가율이 50~60%대면 주택임대차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전세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전세가격 보다 집값이 더 많이 오르면서 전세가율이 낮아지는 '착시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세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입주물량 부족으로 올해 하반기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도권 전세가율 63.7%…2015년 3월 이후 최저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수도권 주택 전세가율은 전월 대비 0.4%p 하락한 63.7%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3월(6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지방 전세가율이 64.8%를 기록했고 ▲5대 광역시 65.4% ▲서울 60.9% ▲경기 64.3% ▲인천 68.8% 등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세가율 70%를 넘긴 지역은 광주(70.3%)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세종(56.5%)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시·도는 전세가율이 60%대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율은 주택시장 가수요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전세가율이 80~90% 수준이면 전세시장이 과열됐다고 본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전세를 끼고 집을 매매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성행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면 전세가율이 50~60%대면 임대차시장이 어느 정도 냉각기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갭투자' 등 가수요가 줄고, 실수요 위주의 시장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도권의 전세가율이 6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전세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임대차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5·6대책, 8·4대책, 2·4대책 등 각종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다시 2019년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8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는 전주 0.18%에서 0.20%포인트로 상승폭을 키웠다. 이는 2019년 12월16일(0.20%)과 같은 수준의 상승률이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전세가격보다 집값이 더 올라…착시 효과"
전문가들은 전세가율 하락은 전세가격 보다 집값이 더 많이 오르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의 공시가격은 물론 실거래 가격도 크게 오르다 보니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율상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1년간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전국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7.88%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은 6.37% 상승했다.

수도권은 1년간 매매가격이 8.95% 상승했는데 전세가격은 6.99% 올랐다. 경기도 역시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11.93%이고 전세가격은 8.05% 상승률을 보였다.

또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이후 신규 계약은 전세보증금이 크게 상승한 반면 전월세상한제를 적용받은 재계약의 경우 임대료 상승이 5% 이내로 제한되면서 ‘이중 가격’이 고착화 되고 있는데 통계상으로는 이들 가격이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나 실제 시장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두 선임연구위원은 "임대차법에 따라 2년마다 5% 밖에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전월세상한제에 해당되는 계약은 시중 시세보다 굉장히 낮은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중의 전세가격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전세매물의 경우에도 최초 등록 시점의 가격에서 2년마다 5% 밖에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세매물도 시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물량 부족한데 전세수급지수는 계속 확대…"가격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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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전세가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 전세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전세가격 안정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신규 입주물량은 여전히 부족하고, 전세수급지수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의 입주예정 아파트는 1만7569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 감소한 수치로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서도 27.4% 줄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하반기 입주예정 물량도 9만6332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9%, 5년 평균보다 5.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수급지수도 '공급 부족'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KB리브부동산 월간 전세수급 동향에 따르면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6월 173.7에서 지난달 177.4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서울은 166.8에서 174.3으로 상승했고, 인천도 180.2에서 188.6으로 올랐다. 경기 역시 171.6에서 176.6으로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선임연구위원은 "매매나 전세나 충분한 물량이 시장에 나와야 가격이 하향 안정화될 수 있는데 전세시장에서도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물량 자체가 수요자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전세가격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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