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TV토론도 이재명 '집중포화'…李도 적극 역공 나서

기사등록 2021/07/08 20:49:22

'로키' 이재명 "기본소득 지적 잘 참고"…'바지' 거듭 사과

이재명 "총리 공관 내역도 공개하냐" vs 이낙연 "그렇다"

이재명 "자료 여깄다" vs 박용진 "우기지 마라"…으르렁

추미애, 이낙연·정세균엔 '맹공'…이재명과는 화기애애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예비후보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TV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활짝 웃고 있다. 좌부터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후보. 2021.07.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마지막 TV토론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이날 저녁 TV조선과 채널A가 주관한 4차 TV토론에선 이 지사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면서도 가능한 정중한 태도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였지만, '이재명 저격수' 박용진 의원의 맹공에 결국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드러냈다.

'로키' 이재명 "기본소득 지적 잘 참고"…'바지' 거듭 사과
이 지사에겐 이날도 기본소득과 기본주택을 고리로 맹폭을 받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례를 보면서 이재명 후보와 겹쳐서 생각하게 되는 당원들도 많다"면서 "우선 기본소득에 대한 오락가락, 그리고 일부 도덕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기본소득에 대해서 내가 이제 말바꾸기를 했다고 하는 것은 다른 후보들이 만들고 싶은 프레임"이라며 "정책이 점차 변화되는 과정, 생각이 바뀌는 과정을 거짓말, 말이 바뀌는 것이라 하는 건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로키(low key)' 행보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주도권 토론에 앞서 "지금까지 내 정책 중 기본소득에 대해 많이 지적을 하셨다"며 "지적 중에는 상당히 일리가 있는 것이 있어서 이 정책을 세밀히 만들어가는 데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시간을 상대 후보의 정책을 부각시키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양승조 충남지사를 향해 "행정수도 이전은 민주당 정부의 주요 정책인데 관습헌법이란 해괴한 법리 때문에 부분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세종시 수도 이전 개헌' 입장을 묻자, 양 지사는 "이 지사 말 중 제일 마음에 든다. 적극 공감한다. 헌법에 아예 수도 문제를 명문화했으면 좋겠다"고 반색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미래씨앗통장' 공약을 언급하며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고려해야할 부분"이라면서도 "20년간 일정액을 부어 1억원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고, 기본소득도 매월 얼마씩 지급하는 건데 왜 한족은 포퓰리즘이고 정 후보의 정책은 포퓰리즘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이 후보가 말하는 기본소득은 매월 매우 작은 금액을 지출해 금방 써버리기 대문에 가성비가 떨어지고, 금액이 너무 작고 지속가능하지 않는다.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점에서 내 정책이 낫다"고 응수했다.

또 논란을 빚었던 '바지' 발언에 대해선 재차 사과했다. 최문순 지사가 "앞으로 '바지' 운운하는 발언은 하지 말고 사과해달라"고 주문하자, 이 지사는 "답답해서 말했는데 내가 지나친 것 같다.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뼈있는 말도 남겼다. 최 지사가 재차 "다시는 안 할 거죠"라고 묻자, 이 지사는 웃으며 "안 합니다. 할 필요 없겠죠. 설마 제게 (누가) 또 물어보겠느냐"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부터 후보자를 6명으로 좁히는 컷오프(예비경선)을 시작해 11일 6명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2021.07.08. photo@newsis.com

이재명 "총리 공관 내역도 공개하냐" vs 이낙연 "그렇다"
이낙연 전 대표는 경기지사 공관의 방역 수칙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도 의전담당 직원 2명이 지난 5월 27일 공관을 방문한 출장뷔페 직원과 접촉해 코로나19에 확진된 후 이 지사가 방역수칙을 위반한 비밀 모임을 가졌다는 의혹을 이 전 대표 측이 제기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역학조사는 기초자치단체가 하도록 돼있는데 왜 경기도 조사관이 배정됐느냐. 네명이서 식사했는데 출장뷔페를 부른게 맞느냐. 날짜는 27일인지 30일인지 애매하다. 경기도의회의 정보공개 청구를 왜 거부하는가. 공개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기초단체장 세명과 내가 같이 식사했고, 뷔페를 한 게 아니고 (공관엔) 전문 요리사나 고용된 조리사가 없기 때문에 오만찬을 하면 주문해서 먹는다. 주문해온 공급업체가 뷔페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역학조사 주체는 도이다. 지방시군에 맡긴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공관에서 누구와 식사했는지 총리님도 (공개하느냐)"고 말하자, 이 전 대표는 "나는 전부 공개했다"고 받아쳤다. 이에 이 지사는 "알려드릴까요, 지금 알려드릴까요"라고 했고, 이 전 대표는 "나중에 언론에 하시죠"라고 답했다.

다른 후보를 향한 질문을 통해 우회적으로 이 지사 공격에 나서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 전 대표는 김두관 의원을 향해 질문을 하며 "김포에서 국회의원을 하다가 경남 양산으로 갔다. 마치 종로에서 국회의원을 하다가 부산으로 갔던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고 치켜세웠다.

이 전 대표는 이어 "2016년 총선때는 안철수씨의 당에서 호남 홀대론을 말했고, 엇그제 이재명 후보가 영남 역차별을 얘기해서 실망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김 의원은 "호남의 지역주의는 흔히 우리가 저항적 지역주의, 영남의 지역주의는 기득권 패권을 유지하려는 지역주의"라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용진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부터 후보자를 6명으로 좁히는 컷오프(예비경선)을 시작해 11일 6명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2021.07.08. photo@newsis.com

이재명 "자료 여깄다" vs 박용진 "우기지 마라"…으르렁
이재명 지사와 박용진 의원은 이날도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지사의 정책인 '기본주택'이 주전장이 됐다.

박 의원이 "기본주택을 할 수 있는데 왜 시행하지 않고 홍보용 모델하우스를 짓고 홍보만 하느냐고 했더니 기본주택 시범사업단지가 있다고 했다. 어디를 기본주택으로 하고 있느냐"고 묻자, 이 지사는 "시범적으로 남양주 다산지구에 500세대를 준비하고 안양역 근처에 200세대 정도를 착수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남양주에서 하는 것은 공공주택이고, (안양) 범계역은 공공복합청사"라며 "그걸 기본주택이라고 얘기한다면 세상에 짓는 모든 주택이 기본주택이다. 정책이 잘못되면 생각을 바꿔야지 말을 바꾸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지사는 "기본주택은 위치나 형식의 문제가 아니고 무주택자도 공공이 지은 주택을 30년간 장기입주할 권리가 있다는 게 기본주택 개념"이라며 "왜 홍보부터 했냐고 하는데 기본주택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번엔 박 의원이 "기본주택 시범단지가 있다고 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 한 것"이라고 말을 자르자, 이 지사는 이 지사는 "여기 있다"면서 들고 있던 서류을 흔들며 박 의원에게 건네는 자세를 취했다. 이에 박 의원은 "자꾸 우기면 안 된다. 생각을 바꾸시라. 말을 바꾸지 말고"라고 응수했다.

이 지사도 박 의원의 공약인 '국부펀드'를 언급하며 "수익률이 7% 정도면 엄청난 것인데 진짜 가능한지 궁금하다.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역공에 나섰고, 박 의원은 "워렌 버핏이 40년 동안 평균 (투자 수익이) 연 20%였다"고 맞받았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예비후보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TV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좌부터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후보. 2021.07.08. photo@newsis.com

추미애, 이낙연·정세균엔 '맹공'…이재명과는 화기애애
이재명 지사에 대한 공격을 삼가 '명추(이재명-추미애)연대'로 불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도 이 지사 대신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의 공약인 '신복지'와 '중산층 70%'를 언ㄱ브하며 "국무총리로 재직하면서 권한을 갖고 있을 때는 왜 못했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막강한 힘이 있는 책임총리로서 왜 못했느냐"며 "대통령이 되면 안 한 것을 하겠다는 말을 믿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추 전 장관은 또 "이 전 대표가 정 전 총리와 조찬도 했는데 항간에선 반(反)이재명 연대가 시동된 게 아니냐는 궁금증이 있다"며 "그러면 연초에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주장을 했는데, 그러면 반이재명 연대가 사면연대가 되는 게 아니냐고 지지층의 우려가 많다"고 공세를 가했다.

이 전 대표가 곤욕을 치렀던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를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내가 당장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 없고, 적절한 시기가 되면 건의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며 "그 문제도 많은 저항이 있어서 바로 정리를 했다"고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또 정 전 총리를 향해 "얼마전 이광재 후보와 단일화했는데 이 후보의 공약을 많이 수용하느냐"고 물은 뒤 "이 후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도 주장했는데 그것도 수용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그건 공약이라 생각하지 않고요. 이 의원의 (생각)"이라며 "이 의원과 관계없이 내 생각은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지면 경제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지사와는 화기애애하게 묻고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 전 장관이 "이 지사는 여러 개혁을 했다는 데 내 기억에는 거대 기득권이나 검찰·언론·재벌 대기업과 싸워 본 적이 없지 않나 싶다"고 말하자, 이 지사는 웃으며 "지적이 일리가 있다. 열심히 수용해서 더 나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TV토론을 끝으로 민주당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국민과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본경선에 오를 6명의 후보를 압축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