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시간 어쩌나" "학생들 접종 우선 돼야"…전면등교 앞 학교들 '아우성'

기사등록 2021/06/21 05:30:00

과밀학급 감염 우려…전면등교 불발 전망

모듈러 교사·특별실 활용은 "실효성 없어"

교원단체 "학급당 학생 수 20명 법제화를"

화이자 백신 접종 연령 확대도 관건 부상

[수원=뉴시스]김종택기자 = 수도권 중학생과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확대 시행된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화홍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1.06.14.jtk@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2학기부터 새 거리두기 1~2단계에서 전면등교를 추진하고 있지만, 과밀학급·학교에서는 방역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 없이는 등교 횟수를 늘릴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등교 수업 비율과 학생 확진자 수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 관계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등교확대 이후 교내감염 사례를 지켜본 학부모들은 당장 정교사 추가 배치를 통한 분반 증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21일 서울 마포구 한서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이 학교는 올해 2월까지 21.7명이던 학급당 학생 수가 지난 18일 기준으로 28.2명까지 치솟았다. 인근 아파트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교생은 236명이 늘어났는데 학급은 19개에서 23개로 단 4개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5학년의 경우 학급이 2개에서 3개로 1개 늘어 학급당 학생 수가 33.7명이다.

한서초 학교운영위원인 학부모 A씨는 "학교에 유보 교실이 충분히 있는데 교육 당국의 대책이 늦어져 반 증설이 지지부진하다"며 "모듈러 교실이나 오전·오후반이 아니라 당장 담임을 맡을 정규 교사를 보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전교생이 1.5배 늘었는데 마스크를 벗는 급식 시간도 걱정"이라며 "학교 내에서 코로나19 전파가 급속도로 일어나면 교육부나 학교에서 책임을 확실히 질 지도 회의감이 든다"고 털어놨다.

교육부는 당장 등교일수 확대와 교내 감염 간의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3~5월 기준으로 전국 평균 등교율은 72.3%였고, 같은 기간 발생한 학생·교직원 확진자의 54.3%(2487명)는 교내감염이 아닌 가족을 고리로 감염됐다.

같은 기간 등교율 96.1%인 한 지역은 10만명당 학생 확진자 0.38명을 기록, 전체 학생 10만명당 일평균 확진자 0.76명보다 낮았다. 학생 확진자 수는 전체 인구 10만명당 일평균 확진자 수인 1.06명보다 적었다.

[수원=뉴시스]김종택기자 = 수도권 중학생과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확대 시행된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화홍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준비를 하고 있다. 2021.06.14.jtk@newsis.com
그러나 학급당 학생 수 30명을 넘는 과밀학급의 경우 전면등교에 나설 경우 밀집도가 늘어나 교내감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급식 시간은 특히 위험이 커진다.

지난 14일 교육부가 직업계고의 전면등교를 허용했음에도, 전체 583개교 중 약 20.6%에 해당하는 120개교가 과밀학급 등의 이유로 전면등교를 하지 못했다. 전면등교를 한 학교 중에서도 오전·오후반 등 시차등교를 통해 학생들을 분산시킨 경우가 나온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과 사회성 회복이 시급한데 정작 과밀한 학교는 전면등교가 불발될 수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오는 7월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통해 과밀학급 해소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우선 검토하는 것은 학교에 남는 특별교실을 일반교실로 전환하고, 운동장 등에 모듈러 교사 등을 배치하는 방안이다. 오전·오후반 등 시차등교를 허용하는 탄력적 학사운영도 폭넓게 허용한다.

교원단체와 학부모들은 이런 방안이 과밀학급 문제를 단기간에 잡을 순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한 목소리로 지적한다.

특히 모듈러 교사의 경우 교총 등은 화재나 안전사고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안전 대책 강화를 요구한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교육 여건이 좋지 않은 컨테이너 가건물을 떠올리며 거부감을 보이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별교실을 일반교실로 전환해 분반을 유도하겠다는 방안도 쓸 공간이 없는 학교가 많다는 지적이 많다. 오전·오후반과 같은 시차등교는 맞벌이 가구에서 돌봄 부담을 키우고, 교사들도 학사운영이 복잡해져 현장 반발이 만만찮다.

교원단체에선 국회에 계류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법률안 통과를 촉구한다. 법제화와 추진과제를 통해 정교사 수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20일 교육부가 발표한 '2학기 전면 등교를 위한 단계적 이행 방안'에 따르면 새로운 거리두기 1~2단계에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모든 학생이 등교할 수 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전날인 20일 성명에서 "학생 1명당 1평의 공간도 보장하지 못하는 교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능하다"며 "법으로 목표를 명시하고 5개년 계획 등으로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 추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 수를 당장 늘리려면 재정당국의 반발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교육부에선 분반을 돕기 위해 기간제 교사의 추가 확보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과밀학급을 분반할 경우 새 학급이 발생하므로 추가 교원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2학기에는 우선 기간제 교원을 확보해 담임이나 수업을 맡을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을 통해 최대한 지원하고,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때문에 과밀학급의 전면등교를 추진하기 위해선 고3을 제외한 17세 미만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이 조속히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의약품청은 지난달 28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연령을 12~15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하도록 권고했다. 미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도 접종 연력을 12세까지 확대했다.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 백신을 16~17세 청소년도 접종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12~15세 허가 여부는 현재 심의 중에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식약처에서 백신 접종 가능 연령을 12세로 내리는 신청을 검토하고 있으며, 허가된다면 전문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런 결정이 나와야 방역 당국이 연령 확대를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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