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재용 사면" 요청…金총리 "경제계 뜻 전달"(종합)

기사등록 2021/06/03 18:35:31

경제5단체장 간담회…손경식 "정부 배려 다시 한번 청원"

金 "정부, 경제인들한테 혼나는 게 현실...충고 말해달라"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국무총리-경제계 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무협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강호갑 중견련 회장 등이 참석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안채원 기자 =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3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했다. 김 총리는 이에 "경제계의 목소리와 뜻을 대통령에게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5단체와 가진 간담회의 비공개 자리에서 "사면은 대통령님의 고유권한"이라는 전제를 달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간담회의 공개 모두발언에서 "우리 경제 단체들이 연명으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건의를 올린 바 있다"며 "정부의 배려를 다시 한 번 더 청원드린다"고 밝힌 데 대한 답변이다.

손 회장은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의 동태를 살펴볼 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하루빨리 이 부회장이 현장에 복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김 총리의 답변 외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논의가 추가로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 회장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자리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국무총리-경제계 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무협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강호갑 중견련 회장 등이 참석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3. photo@newsis.com
정부에서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국무2차장, 오영식 국무총리비서실장,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배석했다.

김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경제인들한테는 여러 가지로 혼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국가 경제 정책에 관한 좋은 충고 말씀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씀해달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회복하는 데 있어 앞장서주신 기업인들과 국민들이 모두 다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도록 정부가 힘써 노력하겠다"며 "고군분투하며 산업·경제를 여기까지 끌어주신 경제단체 대표자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김 총리는 "한·미 정상회담 성과, 수출 등 한국 경제를 이끌어준 경제계에 감사를 표한다"며 "기업인들과 노동자, 함께하는 국민들이 모두 다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힘써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내년쯤 경제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은 무엇인지 논의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총리님께서 경제와 소통을 강조하시는 만큼 상당히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무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무협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강호갑 중견련 회장 등이 참석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3. photo@newsis.com
손경식 경총 회장은 노동개혁 및 기업 규제 완화 등과 관련해 다양한 요구를 내놨다.

노동개혁과 관련해서는 "정부에서 노조 편향성에서 벗어나 중심 잡고 노동개혁과 노사관계를 수립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는 한편, 기업 규제에 대해서는 "행정부에서도 불필요한 규제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없애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각종 법규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업 경영 관련 형사처벌 규정은 대폭적으로 개선하고 부득이한 경우는 재산형으로 바꿔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배임죄 폐지 및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등도 요구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과도한 인상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근로장려세제 도입을 촉구했다.

구자열 무역협회장은 하반기 추가 예산 투입을 통한 물류확대 지원과, 지난해 말 일몰된 조세특례제한법상의 제3자 물류비용 재공개도 다시 신설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5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주52시간제 도입 유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제도적 보완 등을 건의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국무총리·경제계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김부겸 국무총리의 취임 이후 첫 경제단체장들과 만난 자리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무협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강호갑 중견련 회장 등 참석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3. photo@newsis.com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우리 중견기업들이 마음껏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건의했다.

이날 경제단체들은 신산업 인력 확보,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확대,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 수출기업 물류애로 해소 및 수출 기업인 백신 접종 확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중간 유통상 단속 강화 및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탄소중립·신산업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김 총리는 "특히 노사관계, 중대재해처벌법 건의사항에 대해 시대적 의미가 담긴 제도들이 당초 취지대로 잘 정착해 가도록 할 것"이라며 "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시행령 작업 등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해가겠다"고 말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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