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화이자, 대구시 주선 백신 모두 의심…"확인 안 된 제품"(종합)

기사등록 2021/06/03 17:35:09 최종수정 2021/06/03 20:10:48

정부 "대구시 주선 화이자 백신 진위 의심…도입 안 해"

화이자 "합법적이지 않은 제안…필요시 법적 조치"

"한국화이자 아닌 다른 루트 공급 백신은 확인 안 된 제품"

[포티지=AP/뉴시스]지난해 12월1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캘러머주카운티 포티지에 위치한 화이자의 캘러머주 글로벌 생산공장의 간판 모습. 2021.04.30.
[서울=뉴시스] 송연주 임재희 구무서 기자 = 정부는 대구시에서 공급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진위 여부를 의심하며 구매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화이자는 해당 백신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며 무역업체의 제안도 합법적이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제 수사기관과 조사해 필요 시 법적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어제(2일) 화이자 본사 쪽으로 정품 여부 확인을 요청했는데 회신이 왔다"며 "화이자는 각국 중앙정부와 국제기구에만 백신을 공급하고 어떤 제3의 단체에도 한국에 대한 백신 유통을 승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중수본과 대구시 등에 따르면 한 무역회사가 대구시에 화이자 백신 약 3000만 명분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대구 의료기관협의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작년 말부터 화이자 백신을 유통하는 독일 유통사와 화이자 백신 6000만회(3000만명) 분량 수입 협상을 진행해왔다. 정부가 확보한 6600만회(3300만명) 분량과 별도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화이자는 국가 단위 또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세계 백신공동구매 연합체) 등에 한정해 공급 계약을 체결해왔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해당 유통업체는 공식 유통 경로에 있는 업체도 아니고 해당 제안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관련 거래가 아닌 것으로 파악되는 등 진위 여부가 의심된다"며 "백신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도입 절차를 추진하지 않는 걸로 결론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3일 본사와 협의를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국화이자가 아닌 다른 루트로 공급되는 백신은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다"며 "화이자 본사와 한국화이자는 그 누구에게도 코로나19 백신(제품명 코미나티주)를 한국에 수입·판매·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다. 중개업체를 통해 제공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해당 업체의 제안은 합법적으로 승인되지 않은 제안이다"며 "화이자-바이오엔텍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식적인 거래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코미나티주는 팬데믹 기간 동안 각국 중앙정부와 초국가 국제기구에만 공급된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현재 해당 사안에 대해 진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국제 수사기관과 공조한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업체·개인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코미나티주의 국내 수입·판매·유통 권리는 화이자에게만 있다”며 “바이오엔텍 및 제3 기관은 한국 내 판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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