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114회 휘둘러 급우 살해한 美 14세 男, 성인 기소

기사등록 2021/05/28 14:59:23

1급 살인 혐의

[서울=뉴시스] 미국 플로리다주 볼루시아 카운티 소년원이 제공한 에이든 푸치(14) 사진. 푸치는 13세 여학생을 100차례 넘게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2021.05.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던 13세 여학생을 100회 넘게 흉기로 찔러 살해한 14세 남학생이 기소됐다. 검찰은 범행 잔혹성을 고려해 성인과 같은 조건을 적용했다.

27일(현지시간) USA투데이, CBS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트리스틴 베일리(13)에게 114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10일 체포된 에이든 푸치(14)를 플로리다 데이토나비치에 있는 소년원에서 성인 수감시설로 옮기기로 했다. 푸치는 시설 내부에서는 성인 죄수들과 분리된다.

대배심은 살해 관련 증거가 압도적으로 명백하다면서 푸치를 성인 법정에 세우라고 결정했다. 미국 일부 주는 미성년자라도 특정 연령 이상의 중범죄자는 성인으로서 법정에 세운다. 살인 같은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나이에 상관 없이 성인 재판에 회부하는 주도 있다.

R. J.라리자 주 검사(State Attorney)는 기자회견에서 "14세 소년을 성인으로서 1급 살인으로 기소하는 건 나에게 아무런 기쁨도 주지 않는다"며 "하지만 모든 사실, 모든 상황, 적용 가능한 법을 검토할 때 그(푸치)가 성인으로서 기소돼야 한다고 결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리자 검사는 "슬픈 상황에서 내린 슬픈 결정이었지만, 어떤 일이었는지 살펴본 결과 피고인을 성인으로 대하는 게 적절할 뿐 아니라 정말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란 점이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건 몇 주 전 푸치가 "숲에서 누군가를 잡아 찔러 죽이겠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미리 계획된 살인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베일리는 9일 플로리다 잭슨빌 근교 세인트존스카운티에 있는 자택 근처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라리자 검사는 "찔린 상처 중 적어도 49개는 손, 팔, 머리에 있었다"라며 "자연적인 방어흔"이라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푸치의 집에서 피가 묻은 옷을 찾았다. 흉기로 추정되는 벅 나이프는 범행 현장 근처 연못에서 회수됐는데, 이는 주로 사냥에 쓰인다.

푸치는 시신이 발견되기 전 용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서로 이동하던 중 브이를 그리며 촬영한 셀카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도 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분노한 사람들은 푸치를 성인으로 기소하라고 청원했다. 18일 잭슨빌에는 수천명이 모여 베일리를 추모했다.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어떤 관계였냐는 질문에 라리자 검사는 "단순히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의 문제일 수 있다"고 답했다. 푸치가 무작위로 베일리를 골랐을 수 있다는 의미다. 푸치는 전과도 없었다고 알려졌다.

USA투데이는 푸치가 성인으로 기소됐기 때문에 성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 실명으로 보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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