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서울=뉴시스]김성진 안채원 기자, 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워싱턴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기념관을 방문하고 '한국판 뉴딜'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헌화한 뒤, 인근에 있는 루스벨트 기념관을 방문했다. 이 일정은 당초 계획에 없었으나 뒤늦게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스벨트 대통령 손자도 동행해 문 대통령을 안내했다.

루스벨트 기념관은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기념하기 위한 곳으로, 지난 1997년 5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건설됐다.

기념관은 4개의 야외 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방의 개수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당선 횟수를 의미하며, 각 방들은 경제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등에 직면했던 그의 재임 기간을 순서대로 보여준다.

기념관에는 애완견 팔라(Fala)와 함께 있는 루스벨트 조각상, 휠체어 앉아 있는 루스벨트 조각상뿐 아니라 영부인 엘리노어 로스벨트 동상, 대공황 당시의 상황을 묘사한 동상들도 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 기간 빡빡한 일정을 쪼개 루스벨트 기념관 방문 일정을 마련한 것은 평소 존경해 온 루스벨트 대통령의 업적을 직접 확인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포용적 경제회복 달성이라는 남은 임기 1년의 국정 목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루스벨트 기념관을 찾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 전 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닮고 싶은 인물과 존경하는 인물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꼽았다.

특히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0년대 대공황으로 침체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정부 개입을 통한 '뉴딜 정책'을 시행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이 2~3차에 이어진 지속적인 개혁으로 사회·정치적 발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문 대통령의 '한국판 뉴딜'과 닮아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뉴딜·그린 뉴딜·지역균형 뉴딜을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국가 프로젝트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선도 국가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회복·포용·도약'이라는 3대 국정운영 비전을 밝힌 바 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추진하며 내세운 핵심 기조인 회복(recovery)·구호(relief)·개혁(reform)과도 맞닿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루스벨트 대통령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 루스벨트 대통령 초상화를 걸고 있다.

경제대공황 시기에 경제 위기를 극복했던 루스벨트 대통령을 롤 모델 삼아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변호사 출신이자 가톨릭 신자라는 공통 매개를 가진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1일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도 루스벨트 대통령을 매개로 순조롭게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미 의회를 방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는다.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와 한미동맹 현안,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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