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대비 순이익률 9.12% 기록
2010년 K-IFRS 도입 이후 가장 높아
순이익률이 영업이익률 웃돌아 '사상 처음’
기업들 부동산·주식 등 영업 외 투자수익 반영
전년比 매출 9%·영업이익 131%·순이익 361% 늘어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올해 1분기(1~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부동산과 주식 투자로 막대한 영업 외 수익을 거두면서 순이익이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넘어선 결과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영업실적도 전반적으로 살아나면서 이익 확대 폭을 키웠다.
2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증 금융업 등을 제외한 593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1분기 매출액은 538조34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93조5433억원 대비 9.08%(44조8026억원)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은 44조3983억원으로 131.73%(25조2385억원) 증가했다. 순이익은 49조1074억원으로 361.04%(38조4561억원) 급증했다.
이에 매출액영업이익률은 3.88%에서 8.25%로 4.37포인트 상승했다. 1000원어치 제품을 팔았을 때 원가와 인건비 등 판매 관리비를 제외하고 남는 이익이 약 39원에서 82원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세금을 제외한 매출액순이익률은 2.16%에서 9.12%로 6.96포인트 급등했다. 세금을 떼고 나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22원에서 91원으로 급증했다.
순이익률 9.12%는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을 도입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세금을 제하고 난 순이익이 제하기 전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통상적으로 영업이익에서 세금을 제한 순이익이 낮게 나오지만, 기업들이 영업 외 부동산과 주식 투자 등으로 벌어들인 돈이 대거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매년 1분기 순이익률은 2010년 7.62%에서 2013년 3.88%까지 내려갔다가 2017년 7.07%로 오른 바 있다. 이후 2018년 7.04%, 2019년 4.31%에 이어 지난해 2%대로 떨어졌다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0년 8.76% ▲2017년 8.54% ▲2018년 9.11% 등으로 올해가 네 번째로 높다. 이는 해마다 글로벌 경기 여파와 분석대상 상장법인 수가 다르지만 단순 이익률로 비교했을 때 결과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90%에서 7.40%로 4.50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액순이익률은 1.32%에서 8.87%로 7.56포인트 급등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연결부채비율은 118.44%로 지난해 말 대비 2.56%포인트 올라갔다. 매출액을 업종별로 보면 의료정밀, 전기전자 등 15개 업종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 전기가스업 등 2개 업종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증가율은 의료정밀(37.68%), 전기전자(21.53%), 기계(12.70%), 철강금속(12.15%), 유통업(10.59%), 비금속광물(8.89%), 섬유의복(8.13%), 운수장비(7.77%), 음식료업(5.93%), 화학(5.79%), 통신업(4.88%), 서비스업(4.44%), 의약품(4.40%), 종이목재(2.20%), 운수창고업(2.17%) 등이다. 감소율은 건설업(-4.45%), 전기가스업(-0.94%) 등이다.
분기순이익을 보면 서비스업, 철강금속 등 9개 업종은 순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의료정밀, 음식료품 등 3개 업종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증가율은 서비스업(3773.53%), 철강금속(308.52%), 운수장비(97.20%), 유통업(86.40%), 통신업(62.03%), 전기전자(57.30%), 건설업(14.71%), 전기가스업(10.80%), 종이목재(1.82%) 등이다. 감소율은 의료정밀(-62.07%), 음식료품(-14.15%), 의약품(-11.36%) 등이다.
기계, 비금속광물, 섬유의복, 화학 등 4개 업종은 흑자 전환했다. 운수창고업은 적자가 지속됐다.
금융업 42사의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25%, 95.01%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증권은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이 각각 461.43%, 467.06% 급증했다. 보험은 각각 139.41%, 156.58%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업 실적에 코로나19 영향이 컸지만, 하반기부터 완화되면서 올해 1분기 기저효과로 인한 개선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그동안 실적을 이끌어 온 반도체 시장 상황도 좋고, 다른 업종들도 전반적으로 살아나면서 수익성 확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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