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운동 제한 등 열악한 환경 조사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등 침해" 판단
인권위는 또 이 정신병원 내에서 이루어진 '의사 지시 없는 환자 임의격리'와 '환자의 휴대전화 사용 제한' 등도 사생활 자유 침해로 판단하고 개선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이날 인권위에 따르면 앞서 A정신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병원 측이 미성년 여성환자 등을 포함한 환자들을 의사의 지시 없이 부당하게 격리 조치했다'는 취지의 진정을 인권위에 접수했다.
이후 이 직원은 '부당 격리 조치에 대한 진정을 접수했다는 이유로 병원 측으로부터 인사상 불이익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추가 진정을 접수했고, 인권위는 지난해 7월 A정신병원에 대한 직권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B연구소는 인권위에 'A정신병원 폐쇄병동에는 창문이 없는 입원실이 많고, 창문이 있어도 열지 못해 환기가 안 되고 있다'며 '입원 환자들은 산책이나 운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휴대전화 사용도 제한받고 있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권위는 ▲정신가 전문의의 지시 없는 임의격리 ▲채광·통풍이 안 되는 열악한 입원실 환경 및 실외 산책과 운동 제한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의 일률적 제한 등의 인권침해 내용들을 직권으로 조사했다.
인권위는 환자 임의격리에 대해서는 "정신의료기관은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전문의 지시에 따른 경우가 아닐 때 환자를 격리시키거나 묶는 등의 신체적 제한을 할 수 없다"며 "환자가 다른 사람을 위험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뚜렷할 때에만 신체적 제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A병원은 지난해 1월 피해자 27명에 대해 격리·강박 지시서, 격리 및 강박 시행 일지, 의사 지시 여부에 관한 진료기록을 기재하지 않고 보호실에 입실시켰다"며 "이는 정신건강복지법 제75조 및 제30조를 위반해 헌법 제10조 및 제12조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창문의 부재로 인한 통풍 미비 및 운동 제한 등에 대해서는 "정신 질환 치료를 위해 약물을 지속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이 같은 환경은 헌법 제10조에 규정된 건강권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과 건강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채광 및 통풍 시설과 실외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휴대전화 사용 제한 등에 대해서는 "환자들의 사생활의 자유,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치료 목적으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최소한으로 제한하되, 입원 환자들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휴대전화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A정신병원 원장에게는 ▲채광·통풍 및 실외 운동이 가능한 환경을 마련할 것 ▲환자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되, 일부 제한할 경우 구체적 사유를 기재할 것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도심 밀집지역에 위치한 건물에서 폐쇄병동을 운영하는 경우 채광·통풍·환기 및 실외 운동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최저 시설환경 기준을 마련해 시행할 것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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