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나경원·오세훈…野 서울시장 후보 토론평가단 선택(종합)

기사등록 2021/02/19 18:22:04

국민의힘 맞수토론…오신환-오세훈, 나경원-조은희 격돌

오신환 "무상급식 與공격무기" vs 오세훈 "훈장이라 생각"

조은희 "나경영 될까 걱정" vs 나경원 "확실히 1대 3 구도"

"장학퀴즈 같아" vs "수치 잘 아니 실무자하면 될 듯" 설전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예비후보가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2.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성진 문광호 기자 = 국민의힘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2차 맞수토론에서 토론평가단의 선택은 이번에도 나경원·오세훈 후보였다.

국민의힘 4·7 재보선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차 맞수토론 결과 당원과 시민 1000명으로 구성된 토론평가단은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1부 '오신환-오세훈 후보 간 토론회'에서 오세훈 후보를 선택했고, 2부 '나경원-조은희 후보 간 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를 택했다.

평가단은 지난 16일 1차 맞수토론에서도 나경원·오세훈 후보를 선택했다.

1부에서는 오신환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기호순)이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민들에게 미래 이야기를 해도 시간이 있을까 말까 하는 귀한 상황에서 다시 무상급식을 꺼내는 것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분명히, 특히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이 공격할 수 있는 큰 무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세훈 전 시장은 "당시 우파 시민의 절체절명 과제였다. 잘못된 복지를 시작하면 나라가 어려워진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시장직 사퇴가) 오히려 훈장이라고 생각한다"며 "1차 예선후보 뽑을 때 시민들이 저를 선택한 것은 제가 옳았다는 재신임이기도 하고 책임을 지고 다시 서울시를 그 반열에 올려놓으라는 채찍질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 오세훈 예비후보가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2.19. photo@newsis.com
두 후보가 토론 초반부터 무상급식 문제로 계속해서 격돌하자 사회자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은 국회 세종시 이전 문제를 두고도 격렬한 토론을 이어갔다.

오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은) 국회를 옮기는 것은 서울시 경제에 별 영향이 없다고 했는데,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청와대와 대통령을 서울에 두고 국회만 세종시로 가면 어떻게 견제와 감시를 계속하냐"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우리가 여유를 가지고 서울만 살 게 아니고 맏형 노릇을 하자는 것"이라며 "논의가 필요하다면 오픈 마인드로 임할 수 있다. 다만 서울시민 의사는 물어보고 시장으로서 입장을 정한다고 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부동산 공약을 두고도 토론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오 전 시장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오 전 의원의 반반아파트 공약에 대해 "환매조건부 아파트를 반값에 3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며 "3만 가구 숫자에 의문이었다. 3만호면 서울시 청년 약 200만명 중 약 30분의 1 수준인데 형평성 유지가 될 것인가"라고 했다.

이에 오 전 의원은 "이미 기본적으로 가구당 중위소득 50% 내에서 3억원 기준으로 서울시가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을 준용한 것"이라며 "8·4 부동산 대책을 냈을 때 공공택지를 같이 발표한 부지가 3만3000호이고, 거기에서 서부 운전면허 시험장 부지가 빠진 3만호"라고 설명했다.

2부 나경원 전 의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격돌했다.

조 후보는 상호토론이 시작되자 나 후보의 '백신 셔틀버스' 공약을 비판했다. 백신 셔틀버스는 정부 대책 외에 서울시장으로서 자신이 직접 나서 코로나 백신을 구하고 언제 어디서나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후보는 이에 대해 "셔틀버스로 어디서나 손쉽게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는 건 백신 예방접종의 특성을 잘 몰라 하는 얘기"라며 "건강 문제는 디테일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주차장이나 골목에서 어르신들이 백신을 맞고 15~30분 기다리는 게 더 위험할 거 같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장롱면허를 갖고 있는 간호사들을 불러들이면 다 가능하다. 버스에서도 집에서도 접종이 가능하다"면서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백신을 정부에서 구하지 못한 것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직접 뛰겠다. 석달 안에 시민 절반이 백신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문제와 관련해 조 후보는 지방채를 발행해 자영업자, 문화예술인, 특수고용직 등에 대해 1년에 2조씩 2년간 분기별로 100만원을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나 후보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120만명에 6조원 규모를 지원한다는 구상인데, 저금리 장기대출 방식인 '숨통트임론'을 내놨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왼쪽), 조은희 예비후보가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2.19. photo@newsis.com
이날 토론회에서 나 후보는 조 후보의 100만원 지원이 생계 지원책으론 부족하다고 했고, 조 후보는 숨트론 6조원을 포함한 공약에 드는 재원이 비현실적으로 과하게 설계됐다고 맞섰다.

나 후보는 "100만원으로 보상이 되나. 100만원 해봤자 한두 달 임대료 밖에 안 되는데 그렇게 해서 자영업자 숨을 틔울 수 있겠나"라면서 "손실에 따라 다르게 지원해야 하지, 일률적으로 하는 건 보상의 개념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숨트론에 6조, 그 외에 다른 공약 살펴보니 예산이 15조~17조 든다. 세계 잉여금 절약해서 한다는데 35조 서울시 예산 중에 교육청과 자치구 예산 빼면 26조 남고, 16조가 복지비다. 그러면 나머지 13조에서 공무원 월급 주고 공원 만들고 하는데, 어디에서 17조를 가져오나. 시장이라고 뚝딱 만들 수 있나"라고 따졌다.

이어 "오신환 후보가 나 후보에 허경영하고 비슷해서 '나경영'된다고 했지 않나. 정말 나경영 될까 걱정된다. 민주당은 예산 퍼주기 남발해도 된다. 하지만 보수는 유능해야지, 제가 걱정이 다 된다"라고도 했다.

이같이 조 후보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나 후보는 "오세훈 후보와 토론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 확실히 1(나경원)대 3(오세훈, 오신환, 조은희)구도가 맞나보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주택 공급 문제로도 충돌했다.

나 후보는 "조 후보는 5년 내 65만호를 공급한다는데 과하다"라면서 "1년에 10만호 이상 공급하는 건데, 수색-구로 지하화해서 25층 아파트를 짓는다고 하면 예타조사도 해야 하고 국토부랑 상의도 해야 한다. 그게 서울시 땅도 아니지 않나. 아파트 지으려면 2년은 걸리는데 5년 안에 65만 가구를 지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나 후보의 주택 공급량이 적다고 맞섰다.

그는 "박원순 시장 때 7만7000호 공급했다. 나 후보는 박원순보다 5만호 더 짓겠다고 한다. 이 정부 부동산 정책에 거꾸로 해야지 박 시장보다 공급 적게 하면 안 된다"며 "시민 세금 안 넣고 하는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나중에 시장이 되시면 내가 비결을 알려드리겠다"라고도 했다.

두 사람은 재원 마련 방안 등의 세부적인 수치를 가지고도 설전을 벌였다.

나 후보는 "숫자를 잘 아시니 저거(실무자) 하면 되겠다. 시장이 숫자를 잘 아는 것도 좋지만 세세한 건 사실은 밑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이 잘 알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조 후보는 "아, 제가 실무자다?"라며 "제가 일머리는 있다"고 응수했다.

반대로 나 후보가 "저도 한번 수치를 묻겠다. 박 전 시장 10년 동안 아파트는 1년에 몇 채씩 공급된지 알고 있나"라고 묻고 조 후보가 "1년에 3만~4만호"라고 답하자 나 후보가 다시 "3만4500호 공급됐다"고 말했다.

이에 조 후보는 "외우고 오셨나보다. 저는 몰라도 3만~4만호라고 대답하지 않나"라며 "장학퀴즈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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