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명 집단감염 해뜨락요양병원…"첫 확진 전 병원내 전파 이미 존재"

기사등록 2020/10/14 15:25:46

질병청 "한번 노출로 53명 확진됐다 보기 어려워"

첫 확진 간호조무사, 8일 밤 증상 이후 출근 안해

병원, 외부 면회객 안 받고 유증상자 근무서 배제

집단감염 발생했던 만덕동 목욕탕 등과 멀지 않아

검사 대상 264명…동일집단 격리 후 주기적 검사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직원과 환자 등 5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납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4일 요양병원에서 119구급차량을 이용해 확진환자를 격리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이 병원은 동일집단격리(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2020.10.14.  yulnet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김정현 기자 = 이틀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53명 발생한 부산 해뜨락요양병원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간호조무사 이전에 이미 병원 내 전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번의 노출만으로 50명 넘게 감염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가장 처음 확진된 간호조무사는 증상이 처음 나타난 8일 밤 근무 이후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4일 낮 12시 기준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과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53명이다.

13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접촉자 조사 및 관리 과정에서 첫 환자인 간호조무사 포함 간호 인력 5명, 간병 인력 6명 등 종사자 11명과 환자 4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첫 확진자인 간호조무사를 통한 감염보다 이미 병원 내에서 전파 연결고리가 있었을 것으로 이번 집단감염 전파 경로를 추정하고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현재까지 환자로 먼저 확인된 분은 간호조무사인데 발견이 이 시점에 된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현재까지 5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이 한번 노출만 갖고 (다수 감염이 발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장소 내에서 어떤 전파 고리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게 합당할 것"이라며 "어떤 규모로 노출이 있었을지는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13일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조무사는 첫 증상이 나타난 이후 해당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했다.

해당 종사자는 지난 8일 밤(이브닝) 근무를 하고 퇴근했으며 발열 증상도 밤 시간대 스스로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다음날인 9일에는 증상이 사라졌으나 10일 미열이 발생하자 진단검사를 받았고 12일 처음 나온 검사 결과에서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다시 실시한 검사 결과 13일 최종 확진됐다. 8일 밤 근무 이후에는 출근하지 않았다.

곽진 팀장은 "해뜨락요양병원 지표환자(집단감염 내 첫 확진자)는 병원 종사자로 10월8일까지 근무한 것으로 돼 있고 8일이 밤 10시에 끝나는 이브닝 근무였다"며 "본인 스스로 발열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집에 간 다음날 증상이 소실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곽 팀장은 "10일 다시 미열이 생기면서 검사를 받으러 갔고 검사 결과 12일 재검이 필요하다고 나왔다. 재검 결과 13일 확진됐다"며 "8일 이브닝 근무 이후 추가 근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해뜨락요양병원은 외부 면회객을 일체 받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종사자 중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경우 즉시 근무에서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다만 첫 확진자 이전에 발열 등 증상이 있어 신고한 종사자가 있는지에 대해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요양병원 등 고위험 시설의 경우 종사자들의 건강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그 결과를 건강보험공단 전산시스템을 통해 보고하는 게 원칙이다.
[서울=뉴시스]수도권에 이어 부산 요양병원에서도 14일 코로나19 52명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요양시설·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정부가 수도권 요양시설·병원 종사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방역당국은 해당 요양병원 주변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뜨락요양병원이 있는 부산 북구 만덕동은 이미 지난달부터 목욕탕과 스포츠센터, 식당 등을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감지됐던 곳이다. 해당 요양병원은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설들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곽 팀장은 "기존에 북구 지역 만덕동 여러 집단 건들이 있었다"라며 "해뜨락요양병원도 집단발생이 있었던 스포츠센터, 목욕탕, 아파트 등과 지리적으로 보면 그다지 멀지 않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실제 사람 간 교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입원 환자 42명과 종사자 11명 등의 위중·중증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의료기관 병상 배정이 완료되는 대로 파악할 예정이다.

해뜨락요양병원 검사 대상자는 직원과 환자 등 총 264명이다.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 중인 확진자를 제외하고 현재 해뜨락요양병원은 종사자와 입소자 모두가 시설 내에서 격리되는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상태다. 방역당국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된 격리 대상자들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ddobagi@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