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와 타운홀 행사 진행
"中끔찍한 실수 저질렀다" 비난
늑장대응은 "美정보기관 때문"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2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시작했다며 책임 공세를 강화했다. 미국의 늑장대응은 정보기관의 탓으로 돌렸다. 세계보건기구(WHO)를 향한 비난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진행한 폭스뉴스의 타운홀 행사 '아메리카 투게더 : 일터로 돌아가기' 방송에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됐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연구소에서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바이러스가 나온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들(중국)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는데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내 의견은 그들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며 "그들(중국)은 이를 덮으려 했다. 하지만 불을 끄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사람들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건 막았지만, 중국인들이 세계 곳곳으로 돌아다니는 건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이 문제에 당황했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도록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19의 확산 역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위해 "막을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바이러스를 퍼트렸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비난을 꺼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와 큰 무역거래를 했다"며 "난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그는 스트롱맨이다"고 추켜세웠다.
'중국을 응징하기 위한 방안으로 관세 부과를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건 최후의 형벌이다"며 관세는 마지막 순간에 사용할 "가장 큰 협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이날 ABC뉴스에 출연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거대한 증거(enormous evidence)가 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코로나19 유입에 대한 늑장대응 논란은 정보기관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23일께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진짜 (바이러스가) 들어온 건 아니었다는 뜻이었다"며 "그러니깐 '우리가 지금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짧은 대화일 뿐이었으며 1월23일일 뿐이었다"고 당시는 상황이 전혀 급박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보기관은 (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그때는 못했지만 지금 정보기관은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아주 능숙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 정보기관은 곧 자세한 보고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WHO가 중국을 비호하며 코로나19 사태를 키웠다는 주장도 거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는 재앙이었다"며 "WHO가 잘못된 정보를 전했으며,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WHO에 3800만달러(약 466억)를 주는데 미국은 멍청하게도 4억5000만달러(약552억원)를 줘왔다"며 미국의 막대한 지원금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WHO가 중국에 편향돼 있다며 지원 중단 방침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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