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생활방역 전환 '시기상조' 무게…"환자 조기발견 체계 갖춰야"(종합2보)

기사등록 2020/04/16 22:18:54

생활방역위 "지금은 생활방역 전환 무리" 의견 다수

日확진 50명, 감염경로 불특정 5% 미만시 전환 기준

경북 예천 사례처럼 환자 발견되면 "이미 늦게 된다"

"사전에 환자 발견할 수 있도록 체계 다듬어야" 중론

[서울=뉴시스]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별관에서 열린 '제2차 생활방역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0.04.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16일 열린 생활방역위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코로나19 환자 발생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감염경로가 특정되지 않은 환자가 경북 예천의 사례와 같이 집단감염을 일으키기 전에 감시체계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별관에서 2차 생활방역위원회를 주재했다.

위원회는 이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민간부문부터 집회 금지 등 행정명령을 해제하는 형태로 다소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다 더 완화해 지속 가능한 형태로 유지하는 생활방역으로의 전환 시점은 결정하지도, 논의하지도 않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생활방역으로의 완전한 전환을 결정하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2일부터 2주간 진행했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오는 19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한 정부는 최근 2~4주 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발생이 5% 이하로 감소하고, 하루 확진 환자가 50명 이하로 줄어드는 것을 생활방역 전환 지표로 제시했던 바 있다.

오전 0시를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9일 39명, 10일 27명, 11일 30명, 12일 32명, 13일 25명, 14일과 15일 27명, 16일 22명으로 8일째 50명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북 예천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하고, 해당 지역에서 지난 1주일 사이 30여명이 감염된 상황이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부활절과 같은 사회적 이벤트도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높인다. 통상 2주로 일컬어지는 코로나19 잠복기간이 지나면 총선과 부활절에 감염된 이들이 대거 나올 수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조용한 전파'라는 특성은 방역당국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스텔스 바이러스라는 용어까지 쓸 정도로 무증상이 많고, 증상 발현 전에 바이러스를 뿌리면서 전파가 가능한 특성이 있다"며 "조용한 전파의 종착역이 고위험군이 될 경우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일 50명, 감염경로 불명 5% 미만이라는 수치만으로는 생활 방역 전환을 섣불리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위원들의 의견이다.

의료계 쪽의 한 위원은 "(생활방역 전환을)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논의됐다면 동의는 안 됐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서울=뉴시스]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별관에서 열린 '제2차 생활방역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0.04.16. photo@newsis.com
다른 분야의 위원은 "일단 (거리두기를) 지금 다 풀 수 없다는 것은 맞다"며 "1~2주라는 기간만 가지고는 안 되고 는 좀 더 과학적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사람들이 대부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켰는데 아직 안 되는 부분도 있고, 15일 선거도 했고"라며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쪽 위원들은 정부의 기존 생활방역 기준이 국민들에게 더 이상 집단감염이 없을 것이라는 안정감을 주려면 사전 감시(Surveillance) 체계가 보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경북 예천의 사례처럼 감염경로를 특정하기 어려운 초발환자가 있었다는 걸 다수의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처럼 대응이 늦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쪽 한 위원은 "기준이 맞으려면 환자가 발생하기 전에 조기에 다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 발생한 환자는 1주일에서 10일 전 (감염)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방식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65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한 전수조사 또한 가능성 있게 거론된다.

이 위원은 "같은 맥락일 것이며 대단히 중요한 방안"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방역당국에서 정하기로 했지만 취약그룹에 대해서는 검사 건수를 유지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역당국은 수도권 고위험군 전수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인구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고위험군을 우리가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또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새로운 생활방역 전환 기준 지표를 가다듬어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던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50명이 과연 감당 가능한 수준이냐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심층적인 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배후에 (환자) 몇 백명이 숨어있을 수 있어서 좀 더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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