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콜센터, 수도권 최대 코로나19 집단감염지 되나…"신천지 사례와 유사"

기사등록 2020/03/10 20:10:00

서울 44명, 인천 13명, 경기도 부천, 안양 등 11명 등으로 총 68명 발생

수도권 확진자 늘어날 가능성 대비해 경증환자 수요시설도 마련 필요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0일 오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줄을 서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3.10.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슬기 임재희 기자 =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최소 68명을 넘으면서 신천지처럼 수도권 최대 집단감염 발현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의 경우 그동안 서울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 중 가장 많은 확진환자가 나온데다, 이들의 거주지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에 분포돼 있어 확진자 수와 그 전파속도가 대구와 경상북도의 사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10일 서울시, 자치구, 인천광역시, 경기도 등에 따르면 구로 콜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이날 오후 12시를 기준으로 서울 44명, 인천 13명, 경기도 부천, 안양 등 11명 등으로 총 68명이 나오면서 70명대에 육박했다.

현재까지 구로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700여명으로 파악됐다. 해당 건물에는 7층부터 9층, 그리고 11층에 콜센터가 위치해 있다. 지난 8일 해당 콜센터에서 최초 확진판정을 받은 노원구 거주자 장모(64년생·여)씨와 같은 11층에서 근무한 직원은 20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11층을 제외한 나머지층에 근무하는 직원은 약 550여명이다. 현재 서울시와 방역당국은 해당 건물 입주민, 입주사 직원 등을 대상으로도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해당 콜센터 직원들로부터 2~3차 코로나19 감염자가 산발적으로 나올 경우 대구·경북의 사례를 뛰어 넘는 수도권 최대 집단 감염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해당 건물에는 입주민과 입주사 직원, 방문객 등이 함께 사용하는 짝수행 엘리베이터 2대, 홀수행 엘리베이터 2대, 웨딩홀 전용 엘리베이터 1대 등으로 총 5대의 엘리베이터가 운행 중이다. 홀수행과 짝수행이 구분돼 있긴 하나 확진자와 일반 방문객 혹은 거주민 등과의 동선이 겹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해당 콜센터 위치는 수송인원이 9만명에 달하는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과 지하철 1호선 구로역 등과 인접해 있어 코로나19 집단감염의 또 다른 확산경로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감염병 전문가는 통화에서 "최초 감염자의 정확한 감염경로가 빠른 시일 내에 확보되지 못한다면, 구로 콜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들 모두가 구로구나 서울에만 있는게 아니고 수도권에 다 흩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이 자가격리 중인 이들로 인한 2~3차 감염이 시작될 경우 대구와 경북을 뛰어넘는 최대 집단감염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해당 콜센터가 위치한 곳은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역들과 인접해 있어 이 직원들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각지로 출퇴근 했다면 더욱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빠른 조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3.10.  mspark@newsis.com
구로 콜센터 외에도 이미 서울에서 ▲은평성모병원 관련 14명 ▲성동구 주상복합 아파트 관련 13명 ▲종로구 종교시설 관련 10명 등으로 서울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들이 여러차례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의 경우, 이 곳에서 촉발된 감염자 수가 최소 68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감염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서울시와 방역당국은 해당 콜센터 최초 감염자인 장씨의 감염경로를 아직도 역학조사 중인 상태다.

전문가들은 구로 콜센터 사례가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의 공동 노출 사례와 그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대구 교회에서 전파가 있었던 시기 다른 시·도에서 대구 교회를 방문한 신도를 200여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당시 정은경 본부장은 "전파가 있었던 시기에 타 지역에서 대구교회를 방문하셨던 200여 명에 대한 자가격리와 집중관리를 통해 그 감염원으로 인한 추가 전파가 일어나지 않게끔 집중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한 방역 내용"이라며 "그 부분에 모든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7513명 중 신천지 교회 관련 환자는 62.7%인 4710명이다. 이중 대구 지역 교인이나 그 접촉자 4085명을 제외하면 625명의 신천지 관련 환자가 전국에서 확인됐다. 단순히 숫자만 대입해 보면 참석자 대비 확진자가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또 향후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화에서 "정부가 열심히 방역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간 수도권이 관건이라고 생각해왔다"며 "(이번 구로 콜센터 사태로) 수도권에서도 사달이 났는데, 이들이 3월4일부터 증상이 발현됐다고 하면 벌써 일주일이 지난 상태로 확진환자가 계속 늘어나 수도권의 큰 유행으로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도권에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음압병상의 경우 중증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쓰고, 코엑스, 잠실체육관 등을 활용해 경증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절대 현 상황을 방심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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