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중심부 가득 메운 추모 인파…"지난 20년간 유례 없는 수준"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6일(현지시간)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 중장을 위한 대규모 추모 기도회를 직접 집전하면서 수차례 오열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과 반관영 타스님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테헤란대학에서 시작된 기도회는 하메네이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 알리 라니자니 국회의장을 필두로 행정부와 의회, 국정조정위원회(국회와 헌법수호위원회 중재기구), 군 고위 지휘관, 성직자, 지방 관리 등 이란 각계 고위층 인사가 총출동한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타스님통신은 하메네이가 솔레이마니를 추모하는 기도회를 집전하는 동안 여러차례 감정을 참지못하고 오열했다고 전했다. 솔레이마니는 지난 1997년부터 최고지도자 직속부대인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을 이끌며 이란의 지역내 영향력 확대에 앞장서왔다. 그는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미군의 공습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하메네이는 솔레이마니 사후 3일간 국가애도 기간을 지정한 뒤 "솔레이마니의 순교 배후에 있는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기도회 직후에는 테헤란 거리에서 집회가 진행됐다. 알자지라는 수십만명의 조문객들이 솔레이마니를 조문하기 위해 테헤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조문객들은 솔레이마니의 초상화를 들고 나왔다.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들을 들고 나온 이들도 다수 목격됐다.
이란 국영방송은 테헤란 중심인 엥겔라브(혁명)광장과 인접한 거리 곳곳에 거대한 추모행렬이 이어졌다면서 테헤란에서 중요한 행사가 열릴 때마다 수백만명이 참여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지난 20년간 이번 같은 행렬은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솔레이마니의 딸 자이나브는 조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한 뒤 "아버지의 순교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라", "중동 내 미국 군인의 가족들은 자녀들의 죽음을 기다리며 남은 날들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솔레이마니의 장례는 사망 24시간 이내 장례식을 끝내는 이슬람 관습과 달리 수일간 이란과 이라크 전역에서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시아파 성지 카르빌라에서 진행된 장례식에도 검은옷을 입은 수만명이 참여해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미국에 보복을 다짐했다.
솔레이마니의 시신이 5일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옮겨진 이후에도 장례식은 이란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5일 이란 남동부 아흐바즈와 북동부 마슈히드에서 치러진 장례식에도 수십만명의 조문객이 동행했다.
솔레이마니의 시신은 6일 수도 테헤란 장례집회가 끝나면 종교도시 곰으로 운구 돼 재차 장례집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솔레이마니는 오는 7일 고향인 이란 남동부 케르만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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