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득 위해 대통령 권한 이용해"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조사를 진행해온 미 하원 민주당이 그간 조사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탄핵조사를 주도한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탄핵조사 보고서를 공개한 뒤 "우리의 보고서 배포로 미국 국민들은 대중의 신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배신과 관련해 상세한 증거를 스스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남용'으로 요약된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획책은 자신의 대통령 재선 캠페인을 돕기 위한 두 개의 정치적인 수사에 득이 되도록 미국의 우크라이나 외교정책을 전복하고 우리 국가안보를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거론된 '두 개의 정치적 수사'란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및 그 아들을 겨냥한 조사, 그리고 러시아가 아니라 민주당을 배후로 둔 우크라이나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음모론에 대한 조사를 일컫는다.
우크라이나 상대 군사원조와 관련된 '대가성 논란'도 명시됐다. 대가성을 뜻하는 라틴어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라는 단어는 보고서에 총 45차례에 걸쳐 등장한다.
탄핵조사에 참가한 조사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원했던 백악관 방문과 중요한 미 군사원조라는 두 개의 공적 행동에 대해 수사 공식 선언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관료들은 외국 정부가 재선을 돕도록 하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 권한을 이용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여길 수 있다"며 "하지만 헌법 제정자들은 나라의 이익보다 사익을 우선시하는 대통령에 대한 조치를 정해 뒀다. 탄핵"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탄핵조사 방해 행위도 보고서에 기록됐다. 조사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으로부터 자신의 행위를 숨기고 하원의 탄핵조사를 방해하고 좌절시키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 권력을 이용하고 행정부 전반에 대한 자신의 권한을 행사했다"고 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리처드 페리 에너지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에 대해선 "대통령의 획책을 인지했고, 일부 사례에선 이를 발전시키거나 가능하도록 도왔으며, 의회와 미국 대중들에겐 관련 정보를 주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캐럴린 멀로니 개혁감독위원장 대행,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은 "대통령의 행동은 우리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고 차기 선거의 온전성을 약화시켰으며 취임선서를 위반했다"며 "또한 견제와 균형, 삼권분립, 법치주의라는 우리 헌법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핵심에 도전했다"고 비판했다.
하원 정보위는 이날 저녁 해당 보고서를 표결해 법사위원회로 보낼 방침이다. 법사위는 보고서를 토대로 추가 청문회를 열고 탄핵조항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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