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완충수역 해안포 사격 지시…軍 "9·19 군사합의 위반"(종합2보)

기사등록 2019/11/25 18:25:33

남북 군사합의 '완충수역' 해당하는 창린도서 포 사격

조선중앙TV서 해안포 아래 레일 깔려 있는 모습 확인

이달 세번째 軍 관련 행보…서남전선 여성부대도 시찰

비핵화 샅바 싸움 속 김정은 최전선 행보…美·南 압박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방어대를 시찰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영상 캡처) 2019.11.25.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현 김성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하고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밝혔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방문해 "전투직일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해안포 중대 2포에 목표를 정해주시며 사격을 해보라고 지시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군인들은 평시에 훈련하고 연마해온 포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드리고 커다란 기쁨을 드리였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감시소에 오르시여 섬방어대 구분대들의 배치와 맡고 있는 전투 임무에 대하여 보고 받으시고 동행한 총참모장에게 방어대의 전투력 증강과 변경시킬 전투 임무에 대한 과업을 주시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해안포가 사격된 방향이나 목표지점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해안포의 탄착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보도한 사진에서는 사격 장면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76.2㎜ 해안포(사거리 12㎞)로 추정되는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이 나타났다.

아울러 해안포 아래 레일이 깔려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레일을 따라 포가 갱도에서 진지로 이동해서 발사하는 형태로 군사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창린도는 황해도 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백령도에서 남동쪽으로 약 45㎞ 떨어져 있다. 2019.11.25. (사진=구글 어스 캡처) ksj87@newsis.com
아울러 해안포 아래 레일이 깔려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레일을 따라 포가 진지에서 이동해서 발사하는 형태로 추정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서해 완충수역 일대에서 이뤄진 북한의 해안포 사격훈련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군사적 긴장 유발 행위 중단 및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남북은 지난해 9·19 군사합의를 통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군사훈련을 중지하고, 해상에서는 서해 남측 덕적도~북측 초도 사이 135㎞ 수역에서 포 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창린도는 황해도 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백령도에서 남동쪽으로 약 45㎞ 떨어져 있는 접경지역 최남단 섬이다. 창린도는 원래 남측 영토였다가 6·25 전쟁 과정에서 북측으로 편입됐다. 통신은 창린도를 "조국의 전초선"으로 칭하기도 했다.

북미가 연말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 샅바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북한 최전방의 부대를 방문해 군사행보를 보이며 미국과 남측을 동시에 압박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남북 평화 분위기 아래 체결된 9·19 군사합의를 흔들며 남측이 연말 안에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적극적 노력을 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관측이다.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방어대를 시찰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영상 캡처) 2019.11.25.photo@newsis.com
통신이 이달 들어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 관련 소식을 보도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전투비행술경기대회를 참관하고, 지난 18일 낙하산 침투훈련을 지도했다.

김 위원장은 창린도 방어대에서 군인들의 생활실태와 방어대의 전투준비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지휘부, 중대병실, 식당, 식량창고, 화력진지, 감시소 등 시설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군인들을 그 어떤 작전과 전투 임무도 능히 감당해낼 수 있게 훈련을 과학적으로, 실용적으로, 실전의 맛이 나게 더욱 강도 높게 시켜 정치사상적으로나 육체기술적으로 철저히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포병부대, 구분대들에서는 명포수 운동의 불길을 계속 지펴올려야 한다"며 "무기전투기술기재의 경상적 동원 준비를 원만히 갖추도록 기술정비, 기술관리를 책임적으로 진행하고 정상적으로 검열하고 대책하는 체계를 정연하게 세워 임의의 단위가 임의의 시각에도 전투임무수행에 동원될 수 있게 철저히 준비되여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아울러 김 위원장이 "서남전선 외진 바닷가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조선 인민군 제5492군부대 관하 여성중대를 시찰하시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평범한 날 예고없이 들려보았는데 중대군인들이 전선방어임무를 경각성 높이 수행하고 있다"면서 만족을 표시하고 군인들의 수고를 치하했다.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 5491군부대 관하 여성중대를 시찰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영상 캡처) 2019.11.25.photo@newsis.com
창린도 방어부대와 여성중대는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문한 바 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창린도 사적지 구역을 돌아보며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이 섬에 전설같은 영군 자욱을 새기신 어버이 장군님의 불멸의 업적을 길이 전하기 위해 건립한 현지지도사적비를 보시면서 장군님에 대한 깊은 생각에 잠기시였다"고 전했다.

또 여성중대에서 김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표식비를 보고 "사무치게 그리운 우리 장군님(김정을) 생각이 간절하시여 현지지도표식비에서 오래도록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찰에는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과 당 중앙위 간부들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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