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지도부, 브렉시트 연장 종용…사솔리 "연기가 바람직"

기사등록 2019/10/23 23:01:02

투스크 이어 사솔리도 회원국들에 연기 허용 권고

EU, 내년 1월 31일까지 '탄력적 연기' 승인하나

【브뤼셀=AP/뉴시스】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다른 정상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영국과 EU는 이날 새 브렉시트 협상안을 합의했다. 2019.10.17.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유럽연합(EU) 지도부가 잇달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연기 허용을 회원국들에 종용하고 나섰다.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이행법 입법을 중단함에 따라 영국 요청대로 EU가 브렉시트 시한을 이달 31에서 내년 1월 31일로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사솔리 의장은 "영국 의회가 탈퇴 협정의 구체적 내용 심의를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결정한 이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입법을 중단했다"고 지적했다고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사솔리 의장은 "1월 31일까지 시한을 연장해달라는 영국 정부의 요청은 아직 유효하다"며 "도날트 투스크 EU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이 요청한 대로 유럽이사회가 연장을 허용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장을 하면 영국이 입장을 명확히 하고 유럽의회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하원은 전날 브렉시트를 이달 31일 이행하기 위해 사흘 안에 '탈퇴협정법'(WAB) 심사를 완료한다는 내용의 신속처리 계획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존슨 총리는 이에 WAB 입법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달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강행한다는 정부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영국 정부는 EU가 추가 연기를 허용하면 12월 성탄절 전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에서 WAB 입법이 중단되자 EU 27개국 회원국 정상들에게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승인해 달라고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EU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영국의 EU 탈퇴 시한을 올해 3월 29일에서 이달 31일로 미뤄준 바 있다. 브렉시트 연기를 위해서는 EU 27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EU는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할 때마다 '탄력적 연기'(flextension)라는 조건을 걸었다. 이는 영국과 EU가 합의안 비준에 성공한다면 재설정한 일자가 오기 전 언제든 브렉시트를 실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브렉시트 재연장 시한을 얼마나 잡을 지는 EU에도 고민거리다. 단기 연기를 승인하면 브렉시트 반대파들의 원성을 살 수 있고, 장기 연기를 한다면 EU가 영국의 탈퇴를 방해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EU 지도자들이 가능한 중립을 지키며 영국 내 정치 싸움에 휘말리길 원치 않는 만큼 EU 입장에선 노딜을 피하기 위해 영국 요청 그대로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안이 선호된다고 BBC방송은 분석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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