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간담회에도 침착하던 조국, 가족 이야기엔 감정 격해 '울컥'(종합)

기사등록 2019/09/03 01:11:37

사모펀드·웅동학원 등 여러 의혹에는 단호히 해명·반박

딸 등 가족이야기에 감정 격해져…"저를 비난해 달라"

"男 기자들, 심야 혼자 사는 딸 집에…벌벌 떨고 있어"

가족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엔 "과도해…유례 없는 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자들의 질문 중 딸 관련한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19.09.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명 이재은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여야 합의 불발로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되자 국회를 찾아 자체적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오후 3시30분께 시작해 2시간의 휴식시간을 포함해 12시간가량 장시간 동안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사모펀드, 웅동학원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음에도 조 후보자는 침착하게 반응하며 조목조목 해명과 반박 등 답변을 이어갔다. 그러나 딸의 이야기에는 결국 감정이 격해져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혼자 사는 딸 아이 오피스텔에 남성 기자들이 밤 10시에 문을 두드린다고 합니다. 딸 아이 혼자 사는 집 앞에 야밤에는 가주지 말아주십시오. 저희 아이가 벌벌 떨며 안에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조 후보자가 딸 관련 의혹 지적에 해명하던 중 전한 말이다. 조 후보자는 발언을 잠시 멈추고 눈을 질끈 감은 뒤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저를 비난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간담회 초반에는 딸 논문, 장학금 의혹과 관련한 질문들이 집중됐다. 조 후보자는 "청탁 사실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경제나 경영을 잘 몰라 이번에 사모펀드에 대해 공부했다"면서도 불법성은 없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반박했다.

사모펀드 운용자로 지목된 5촌 조카가 해외 도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조카가) 귀국해서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주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 후보자는 '언론의 보도 중 어떤 게 허위사실이냐'는 질의에 여배우 스폰서 의혹과 딸이 포르쉐 자동차를 탄다는 보도를 꼽았다.

그는 "언론의 허위사실이 도를 넘었다. 게다가 그것이 저의 딸아이와 관련돼 있을 때는 너무 힘들다"며 "딸은 나름 열심히 해서 인턴도 하고 영어공부도 해 (대학에) 들어갔다. 저를 비난해 달라"고 고개를 떨어뜨린 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9.02. photo@newsis.com

조 후보자는 바로 "감정적으로 욱해서 미안하다. 매일 딸아이한테 전화를 받다보니, 이렇게 억눌러져 있던 게 감정적으로 흔들린 것 같아서 미안하다"며 평정심을 찾고 간담회를 다시 이어갔다.

조 후보자는 딸의 외고 진학과 관련해선 "제가 해외 유학을 해 아이가 각국을 왔다 갔다 했다. 한국에 왔을 때는 한국어 실력이 모자랐다. 국어는 문제를 몰라서 답을 쓸 수 없는 정도였다. 이 상황에서 어디가면 좋을까하다 외고가 맞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고 본인도 좋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딸의 '인턴 품앗이' 의혹 관련 공주대 교수와 아내의 친분 정도에 대해 묻자 조 후보자는 "이번 일로 알게 된 것인데 두 사람은 대학교 1학년 시절 동아리 건물에서 몇 번 본 사이라고 한다"며 "같은 동아리 소속도 아니고 같은 과도 아니다. 이후로 교류가 있거나 만난 사이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또 다시 "사법절차가 진행돼도 거취를 표명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조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제 마음속 깊이는 다 그만두고 가족들을 돌보고 싶다"며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집안 전체가 난리다"라며 특히 전 제수씨를 언급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조 후보자는 "제 동생과 이혼하고 고통을 받고 있는 전 제수씨에 대해 너무너무 미안하다. 저희 집에 시집 와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이혼 후에도 힘들었는데 전 제수씨고 고통스럽다. 제수씨를 만나서 도와드리고 싶다"며 잠시 눈을 감고 울먹거렸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딸과 관련된 기자 질문에 답변한 뒤 눈가를 손으로 만지고 있다. 2019.09.02. photo@newsis.com

조 후보자는 "가족은 이미 수사 대상이기 때문에 사법절차, 형사절차를 통해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면서도 청문회 증인 채택과 관련해선 "저희 가족을 정치절차에 올리겠다는 것으로 이건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한국당 등에서 저희 가족들을 다 고소·고발한 상태다. 앞으로 수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이런 공적 자리에 서게 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과도한 것 아닌가 싶다. 모든 의혹은 제가 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조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가 늦은 시간까지 진행됐음에도 지지자들은 국회 정문 앞에서 응원전을 벌였다. 자신들을 '사람이 먼저다' 캠프라고 밝힌 이들이 펼친 손팻말과 현수막에는 '조국 힘내세요', '조국수호 친일 청산' 등의 문구가 적혔다.

jmstal01@newsis.com, lje@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