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근로복지공단 상대 소송 승소
법원 "대리운전업무와 필수불가결"
"다른 사업장에 소속되지도 않아"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 등 포함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함상훈)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 남편 B씨는 남원시의 한 대리운전업체에서 자기 소유의 차량을 이용해 대리운전기사를 대리운전 요청자가 있는 장소까지 데려다주고, 대리운전 요청자의 목적지에서 다른 장소 또는 사업장까지 이동시키는 '픽업업무'를 해왔다.
A씨는 지난 2016년 11월2일 B씨가 업무시간에 무단횡단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남편 사고는 업무상 재해"라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해달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대리운전기사 픽업기사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이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지 않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도 아니다"라며 부지급처분을 내렸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씨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봤다. 사업장 소재지의 대중교통수단 이용가능성, 픽업업무의 수행 형태 및 대리운전업무가 주로 심야에 이뤄지는 점 등에 비춰보면 이 지역 대리운전업체에게 대리운전기사 픽업업무는 필수불가결하다는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업장이 소재한 남원시의 대중교통수단은 버스가 유일한데, 대리운전 요청이 많은 심야에는 버스도 이용하기 어려워 회사가 2016년 6월께부터 약 3인의 대리운전기사 및 약 3인의 픽업기사를 뒀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B씨는 이 사건 사업장에 소속돼 그 업체의 대리운전기사 픽업업무만을 수행했을 뿐, 다른 사업장의 대리운전기사 픽업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관련 규정의 내용을 더해 보면 B씨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전속성' 요건도 인정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사업주의 지휘·감독을 받지만 자영업자 신분인 종사자를 말한다.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받을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보호를 받는다.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 택배기사, 보험설계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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