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참사' 대성고 교사들 전력…후배들 "형들 불쌍"

기사등록 2018/12/19 11:52:19

21일까지 임시 휴교…교직원들만 출근

다수 교사들 사고현장과 병원 등지로

학교에서 대책회의 하며 밤 새우기도

"뒷수습하고 놀랐을 아이들도 돌봐야"

【서울=뉴시스】 김진욱 기자 = 19일 오전 서울 대성고 교정. 2018.12.19. str8fw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욱 기자 = 19일 오전 '강릉 펜션 참사'로 3명의 학생을 잃은 서울 은평구 대성고에는 적막만이 흘렀다.

대성고는 이날부터 21일까지 임시 휴교를 결정,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고 같은 교정을 쓰는 대성중학교 학생들과 교사 등 교직원만 교문을 통과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가차량을 이용해 대성고 교문에 들어섰다. 일부 교사는 정문 앞 취재진을 보고 우회로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학교 측은 경비 인력을 동원해 출입 차량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대성중 학생들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삼삼오오 모여 교문으로 향하는 언덕을 올랐다.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전해진 이후여서인지 친구끼리 재잘거리거나 떠드는 등교길 특유의 풍경은 느껴지지 않았다. 대부분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용히 교실로 향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욱 기자 = 19일 오전 서울 대성고 교정으로 향하는 언덕. 교정을 함께 사용하는 대성중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18.12.19. str8fwd@newsis.com
대성중 1학년 이모(13)군은 "평소 대성중과 대성고 간 교류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운동장을 같이 쓰니 형(피해 학생)들과 수십 번은 마주쳤을 것"이라며 "고등학교 3년 내내 공부만 하다가 수능 끝나고 놀러간 건데,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형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등굣길 횡단보도 등지에 경비 인력을 파견해 학생들의 안전을 각별히 챙겼다. 경비원들은 무단횡단을 시도하는 학생들에게 "횡단보도를 이용하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소리쳤다.

대성고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고 직후 교감 선생님을 포함한 다수의 교사들이 강릉 사고현장과 학생들이 입원한 병원 등지로 이동한 상태다. 대성고는 피해 학생 1명당 3명의 교사를 파견, 현장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부장 교사 등은 전날 학교에서 대책 회의를 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뉴시스와 만난 학교 관계자는 "사고를 뒷수습하고 놀랐을 아이들을 돌보느라 여념이 없다"면서 "선생님들이 이 상황에 집에 갈 수 있겠느냐. 학교에서 밤새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뉴시스】박종우 기자 = 강릉 펜션 참변 이틀째인 19일 오전 강릉아산병원 의료진이 서울 대성고 남학생 1명을 강릉아산병원 고압산소 치료센터로 옮기고 있다. 2018.12.19. jongwoo425@newsis.com
한편 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학생 7명 중 4명은 밤새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 2명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살을 꼬집으면 반응을 하는 등 사고 당시보다 상태가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들은 고등학교 1, 2학년 후배들의 기말고사 기간에 현장체험학습을 신청, 지난 17일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현장체험학습 관련 규정에 따라 인솔교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내보내기 전에 학교운영위원회 등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가스 보일러에서 일산화탄소가 누출돼 중독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일러 배관 분리 여부와 펜션 숙박업주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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