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장관들 오지 말라" 격앙
1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남학생 5명의 학부모들은 전날 아이들의 건강 회복이 조금씩 호전을 보이고 있다는 병원 측 설명에 안도하며 강릉시가 준비한 병원 주변 숙박업소로 자리를 옮겨 휴식을 취했다.
숙박업소는 병원에서 발걸음으로 10분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지만 학부모들의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학부모들은 숙박업소로 가기에 앞서 강릉아산병원 중강당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위로 방문 인사를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있는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서 오후 10시 넘어 하나 둘씩 발걸음을 뗐다.
유은혜 장관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목숨을 잃어 참담한 심정으로 피해자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고에 마음을 모아 신속하게 취해야 하는 조치들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에서 사망 확인이 된 유모(19)군의 유가족은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쉼터에서 밤새 슬픔에 잠겼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남모·김모(이상 19)군의 학부모들도 밤새 병원 등에서 아이들의 쾌유를 기도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다시피 했다.
도군 등의 유족들은 충격에 휩싸여 전날 오후 유은혜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의 위로 방문을 정중히 거절했다.
김한근 강릉시장과 교육부 관계자들은 유가족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충격에 빠져 유은혜 장관뿐 아니라 어느 누구의 방문을 원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유가족이 머물고 있는 강릉고려병원 장례식장의 분위기가 매우 격앙돼 있는 만큼 취재진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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