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자립 실현 첫발' 시험발사체 비행 목표 달성에 감격(종합)

기사등록 2018/11/28 18:58:28

151초간 연소돼 목포 연소시간 넘겨…"누리호 핵심 엔진 성능 확인"

【고흥=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8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엔진의 시험 발사체가 흰 연기를 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번 엔진 시험발사체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에 쓰이는 75t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한다. 시험발사체의 길이는 25.8m, 최대지름은 2.6m, 무게는 52.1t이다. 2018.11.28. photo@newsis.com

【나로우주센터(고흥)=뉴시스】신대희 기자 = '우주 자립 엔진의 첫걸음을 떼다.'

우리 기술로 만든 시험발사체의 75톤급 액체엔진 성능을 검증한 28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지휘소는 긴박했던 순간을 지나 감격에 휩싸였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 고흥 외나로도 마치산 앞에 우뚝 선 시험발사체는 대형 피뢰침 세 개 안에 놓여 발사 카운트다운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발사 15분을 앞둔 오후 3시45분께. 발사체 내외부 상태, 기상 상황, 주변 환경을 고려해 발사가 적합하다는 최종 판단이 내려졌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발사체 개발진 등 100여 명은 손에 땀을 쥐며 카운트다운을 기다렸다. 통제지휘소엔 적막만 흘렀다. 
 
이내 시험발사체 중간부에서 압력을 조절하기 위한 흰 액체산소가 빠져나왔다. 산화제 공급 장치도 분리됐다.
 
"발사 30초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의 긴장감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10, 9, 8, 7, 6, 5, 4, 엔진점화, 발사. 굉음과 함께 시뻘건 화염을 내뿜으며 시험발사체가 하늘로 솟구쳤다.

발사체는 수직으로 빠르게 치솟았고, 이륙 2분만에 엔진 정지가 확인됐다.

오후 4시5분께 최대 고도인 약 209㎞에 도달했다가 오후 4시7분께 낙하(포물선형 비행궤적)하면서 50㎞ 고도로 재진입했다.

오후 4시9분께 우주센터에서 429㎞ 떨어진 제주도 남동쪽 공해상에 안전하게 떨어졌다. 이 소식을 접한 연구진은 감격의 눈물을 소리없이 흘렸다. 

연소 목표인 140여 초를 넘긴 151초간 정상 연소하며 비행한 사실이 확인된 직후에는 곳곳에서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연구진은 서로를 격려하며 "우리 손으로 여는 우주시대의 꿈이 다가오고 있다"며 감격스러움을 표현했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연구·개발진 모두가 울컥하며 상당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고흥)=뉴시스】신대희 기자 = 한국 기술로 개발한 75t 액체로켓 엔진을 장착한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비행하고 있다. 시험발사체는 연소 목표인 140초를 넘긴 151초간 정상 연소하며 비행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리 기술로 우주에 인공위성을 보낼 수 있는 엔진 구동력을 검증한 것으로 평가했다. 2018.11.28. (사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photo@newsis.com

한편 이번 비행으로 성능이 검증된 75톤급 액체엔진은 2021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들어간다.

1.5톤급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의 저궤도에 올리는 게 누리호의 목표다. 엑체엔진으로 발사되는 로켓은 연료 투입량을 제어할 수 있어 비교적 정교한 제어가 가능하다.

이날 엔진 구동력이 검증되면서 향후 로켓 발사에 필요한 추진제 탱크 등 구성품 설계·제작·조립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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