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29개 지구 중 재래식 공장 건립 없어
대다수 지식산업센터나 벤처기업집적시설 입주
유례없는 공장지대 조성에 입주예정자 반발
【시흥=뉴시스】 조성필 기자 = “공공주택지구에 공장지대가 웬 말입니까?”
지난 18일 경기 시흥시청에서 만난 은계지구 입주예정자 김모씨가 한 말이다.
은계지구 B1블록 공공분양아파트와 도로 하나를 두고 접해 있는 자족시설용지에 창고형 재래식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는 걸 두고 한 이야기다.
은계지구는 201만1000m² 면적에 총 13단지, 1만3191가구 규모로 2009년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공공택지다.
오는 2020년까지 3만3470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김씨는 "산업단지에 있을 공장들이 들어오는 공공택지지구가 또 어디 있겠냐"고 했다.
경기도내 공공주택지구 가운데 자족시설용지에 재래식 공장이 들어선 곳은 은계지구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경기지역에선 모두 29개 지구에서 공공주택사업이 준공, 또는 추진 중이다.
이들 지구는 국토교통부의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에 따라 자족시설용지를 확보하고 있는데, 대다수 부지에는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나 벤처기업집적시설이 자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계지구처럼 재래식 공장이 주거지역 인근에 난립한 지구는 한 곳도 없었다.
자족시설용지는 공공시설 중 지역의 자족 기능 확보를 위한 시설을 말한다. 주택지구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조성된다.
하남 미사, 구리 갈매, 부천 옥길지구 등과 같이 지식산업센터가 건립되는 게 일반적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지구처럼 아예 지식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고양 원흥지구나 남양주 진건지구처럼 대형 물류센터와 프리미엄 아울렛 등 유통시설이 들어서기도 한다. 국토부가 몇 차례 규정을 통해 자족시설용지 허용 용도를 관광호텔, 연구소, 유통시설, 전시장 등으로 확대한 영향이다.
반면 은계지구는 개발 전 해당 부지에 있던 기존 공장들이 2013년 시흥 장현지구로의 이전이 무산되면서 이주 대책지로 떠올랐고, 결국 지금과 같은 공장지대가 형성됐다.
현재 은계지구 내 자족시설용지 55필지 가운데 43필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존 공장주에게 선분양한 상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이 가운데 21필지에 철강, 금속 업종의 공장이 들어섰다.
은계지구 입주예정자들은 시가 500㎡ 이하 소규모 공장의 경우 업종 제한 없이 들어설 수 있게끔 조례를 제정해 이처럼 유례없는 사태가 빚어졌다고 주장한다.
시 관계자도 “기존 조례대로라면 기존 공장들이 모두 들어올 수 없어 철강, 금속 등의 업종까지 허용 범위를 넓히는 내용으로 제정한 것”이라고 했다.
시와 LH, 은계지구 입주자대표 등은 오는 26일 오후 2시 시청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대안 제시를 위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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