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월드컵만 가면 작아지는 K리그 MVP, 그렇다면 이재성은?

기사등록 2018/06/23 06:08:51 최종수정 2018/06/23 13:56:01

이천수, 2006 독일월드컵에서 골…월드컵 직전 해 MVP 중 유일한 공격포인트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뉴시스】고범준 기자 =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앞둔 22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이재성이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24일 멕시코, 27일 독일과 각각 조별리그를 치른다. 2018.06.22. bjko@newsis.com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뉴시스】 박지혁 기자 = 신태용호의 미드필더 이재성(26·전북)은 지난해 K리그의 최우수선수(MVP)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웨덴과의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풀타임을 뛰었으나 평소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나치게 수비적인 팀 전술로 인해 기량을 뽐낼 기회가 부족했다. 한국은 0-1로 패했다.

이번에는 다를까. 이재성은 23일 오후 6시(한국시간 23일 밤 12시)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MVP를 향한 기대감은 당연하다. 허나 역대 월드컵 성적표를 보면 월드컵이 열린 직전 해 K리그 MVP들의 활약은 미미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활약한 이천수가 유일하게 이름값을 했다. 2005년 울산 현대 소속으로 MVP를 받은 이천수는 토고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9분 천금 같은 프리킥 동점골로 2-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맨오브더매치(MOM)는 역전 결승골을 넣은 안정환(현 MBC 해설위원)에게 돌아갔지만 이천수는 양쪽 측면을 활발하게 오가며 상대를 흔들었고 전담 키커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역대 월드컵에서 직전 해 K리그 MVP가 본선 무대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린 건 이천수가 유일하다.

2009년 MVP 이동국(전북)은 2010 남아공월드컵이 한으로 남는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경기 막판에 출전, 1-4 패배를 바라봤다.

특히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 큰 아쉬움이다. 이 경기는 사실상 이동국의 마지막 월드컵 본선 경기가 됐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조커로 투입돼 후반 42분 결정적인 골 기회를 잡았으나 살리지 못했다.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이동국이 때린 공은 비에 젖은 그라운드와 '호흡하며' 골키퍼에게 막혔다.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뉴시스】고범준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이재성이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앞둔 22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24일 멕시코, 27일 독일과 각각 조별리그를 치른다. 2018.06.22. bjko@newsis.com
2013년 울산 소속으로 MVP를 수상한 김신욱(전북)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와 벨기에전에 출전했다. 각각 2-4, 0-1로 패했다. 벨기에전에서는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에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과거에도 1985년 한문배(당시 럭키금성), 1989년 노수진(당시 유공), 1993년 이상윤(당시 일화), 1997년 김주성(당시 부산 대우) 등 월드컵 직전 해 MVP가 본선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린 적은 없다. 아예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 역시 2001년 성남 일화 소속으로 리그 최고 선수의 영예를 안았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 텔레비전을 통해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지켜봤다.

월드컵만 가면 작아지는 K리그 MVP 잔혹사를 이재성이 엎을 수 있을까.

이재성은 MVP 수상과 관련해서 "다 지난 일이다. 개인의 영광보다는 팀의 영광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지, 도움이 될지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이제는 정말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다. 멕시코전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온 힘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한국 전술에서는 최전방에 있는 선수가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최전방 공격수를 이용해서 침투하는 2선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기회가 열릴 것이다"며 "이 경우 기회를 잡는 선수가 이재성이다. 한국이 멕시코와 대등하게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이재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fgl7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