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남용' 열흘 넘게 의견 수렴…김명수 원장 선택은

기사등록 2018/06/12 17:01:40

법관대표회의, 형사절차 필요하나 고발 불가

김명수, 13명 대법관들과 간담회…의견 청취

말 아끼며 결정 고심…조만간 입장 발표할 듯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18.06.12.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최종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전국 각 법원에서 열린 판사회의를 비롯해 전날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까지 열흘간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김 대법원장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평가다.

 12일 대법원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안철상 법원행정처장과 고영한 선임 대법관 등 13명의 대법관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한 마지막 의견 수렴 단계로, 최고법원의 구성원인 대법관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그동안 법원 안팎으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법관들에게 법관대표회의 이후 이번 사태에 관한 논의를 하겠다는 뜻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관들의 의견까지 모두 들은 후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을 주도하거나 관여한 관련자들의 형사 조치 등에 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13일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해 이르면 14일 내지 15일에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 김 대법원장은 법관대표회의를 기점으로 언론에 말을 아끼며 입장 정리에 몰두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전날 "이제부터는 말을 아끼고 생각을 해야 할 시간 같다"며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서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이날도 기자들 질문에 "다음에 말하겠다"며 이전과는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고양=뉴시스】 배훈식 기자 = 지난 11일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8.06.11. photo@newsis.com
전날 법관대표회의에서는 수사를 포함한 형사절차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강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에 무게를 실어줬다. 법관대표회의는 "형사절차를 포함하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한다"는 선언을 결의했다. 형사절차는 수사와 기소, 재판을 말한다.

 당초 원안에는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 있었지만, 토론 과정에서 수사 반대 의견 등을 고려해 '형사절차'로 표현을 다소 완화했다.

 특히 사법부가 형사고발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 결단을 앞둔 김 대법원장에게 여지를 남겨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 진행된 각급 판사회의에서 단독·배석판사 등 소장 판사들을 중심으로 성역 없는 수사를 강하게 촉구해온 만큼, 중견 및 소장 판사들이 주축이 된 법관대표회의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높았다.

 하지만 법관 대표들은 이미 검찰에 고소·고발이 다수 접수돼 있는 상황에서 수사의 주체는 수사기관이라는 점에 다수가 뜻을 같이 하며 한발 물러섰다. 법원이 수사기관에 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앞서 법원장들도 "사법부에서 고발, 수사의뢰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사법부가 고발 등 조치를 할 경우 당사자이자 심판자가 되며, 하급심을 맡게 되는 법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고양=뉴시스】 배훈식 기자 = 11일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8.06.11. photo@newsis.com
또 사법행정권 남용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크지 않지만, 범죄 혐의 성립 여부 등 실제 형사처벌을 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검찰은 이미 고발장이 쌓여있는 만큼 강제수사가 가능하지만, 우선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다만 검찰 측은 전례 없는 상황에 사법부가 형사 조치에 나서지 않는다면 먼저 수사를 하기가 쉽지는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 수사를 하게 되면 사법부의 독립 침해라는 주장도 있어 법원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안을 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일부 현직 판사들만 징계 대상이 될 뿐 퇴직한 핵심 인물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못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특검이나 국회 국정조사 등의 방안도 제시되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관대표회의에서도 이 같은 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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