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경평 축구대회보다 농구대회부터 하자" 제안
김여정, 북한 표준시 변경 발표에 "나도 처음 듣는 일"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후기를 묻는 참모진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직후 처음으로 열리는 문 대통령 주재 공개 회의였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예의바르다'고 느낀 대목은 지난 27일 오후 6시30분쯤 판문점 평화의집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였다. 만찬장이 있는 3층으로 가기위해 1층에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때였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먼저 탑승하라는 손짓을 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리설주 여사의 손을 슬그머니 잡아 뒤로 당기면서 김정숙 여사보다 먼저 타지 않게 했다. 이 장면은 문 대통령을 근접 수행한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이 목격했다.
김 위원장의 넉살을 드러내는 후기도 이날 회의 큰 화제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남북관계 개선 방안 중 하나로 스포츠 교류를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 중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경평 축구대회' 아이디어가 나오자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경평 축구대회보다는 농구대회부터 합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 최장신(235cm) 리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해도 우리가 강했는데 이제는 약해졌다. 이제는 남한 상대가 안 될 것 같다"면서 "남한에는 2m 넘는 선수들 많죠?"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맨을 평양에 초대할 정도로 농구광이다.
남북정상간 핫라인(직통전화)에 대한 후일담도 있었다. 이 핫라인은 우리나라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를 연결한다.
북한 표준시를 우리나라에 맞추겠다는 결정은 김 위원장의 깜짝 발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 '비서실장' 역할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나도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참모진에게 전했다.
한편 남북정상 기념 식수에 쓰인 백두산 흙은 일반적인 흙이 아니었다고 한다. 휴화산인 백두산에는 화산재가 많아 나무를 심을 때 사용할만한 흙이 부족하다고 한다.
대신에 북측은 백두산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풀 '만병초'를 뽑아 풀뿌리에 묻어있는 흙을 털어서 모아 준비했다고 한다.이 이야기는 김정은 위원장 일가 '집사'로 알려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측에서 '몇삽 퍼서 가져온 흙이 아니다. 일일이 정성이 담겨있는 흙'이라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eg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