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2명,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불구속 기소
직속상관 지시 받아 피의자 기록 외부로 유출
브로커에게 수사 정보 유출하고 분석도 맡겨
현직 변호사, 탈세·위조문서 등 혐의만 적용
검찰은 피의자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하거나 폐기한 현직 검사 2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기는 것으로 수사를 일단락지었다.
서울고검 수사팀은 부산지검 서부지청 소속 추모(36) 검사와 춘천지검 최모(46) 검사를 각각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추 검사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12월 사이 서울서부지검에서 근무하면서 브로커 조모씨 사건 사기 재판을 담당했다. 당시 브로커 조씨는 최 변호사와 동업 관계였다가 사이가 틀어졌고, 사기 혐의로 고소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추 검사는 당시 직속상관이자 최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였던 K지청장(당시 부장검사)로부터 '최 변호사 말을 잘 들어주고, 적극적으로 도와줘라'라는 말을 듣고, 조씨의 구치소 접견녹음 파일 147개와 개인정보 자료 등을 6차례에 걸쳐 최 변호사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검찰은 추 검사를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K지청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한 뒤 대검찰청에 보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 검사의 경우 지난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 근무 당시 브로커 조씨와 또 다른 조모씨 등 2명으로부터 제보를 받아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다. 조씨 등은 최 변호사가 자신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최 검사에게 '최 변호사가 홈캐스트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라는 등 내용을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최 검사는 조씨에게 각종 수사 자료를 제공해 자료 분석을 맡기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홈캐스트 소유주 장모씨 등 핵심 피의자 진술조서나 금융거래 정보 파일 등 353개의 수사 자료를 건네준 것이다.
검찰은 최 검사를 공무상비밀누설 및 금융실명법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아울러 조씨 등에게 수사기록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관 박모(46)씨와 조모(46)씨를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 변호사를 둘러싼 각종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실체를 끝내 밝히지 못했다.
서울고검 수사팀은 이번 수사를 통해 최 변호사가 자신의 탈세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법조계와 박근혜 정부 당시 고위 공직자 등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조사했으나 뚜렷한 실체는 확인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최 변호사 사용한 96개의 차명 계좌 및 관련 자금 85억원을 추적했지만, 자료가 방대한 관계로 분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서울고검 차원에서의 수사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수사 결과를 대검에 보고하고, 이관했다.
결국, 최 변호사에 대해서는 소송 수임료를 축소 신고하는 등 34억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와 수임료 약정서 등을 허위로 꾸민 혐의 등만이 적용됐다. 수사팀은 최 변호사를 지난 2월 구속기소 했다.
한편 최 변호사는 앞서 대구 K2 공군비행장 전투기 소음 피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수임한 뒤 140억원대 판결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 12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한 별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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